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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원자로, 북(北) 시설 그대로 본떠"
美, 北·시리아 핵거래 증거 비디오 의회 공개
워싱턴=최우석 특파원 wscho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 건설을 지원한 증거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미 정보 당국이 24일(현지 시각)의회에 공개했다. 마이클 헤이든(Hayden)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정보 당국자들은 이날 상하원 정보위와 군사위 및 외교위에 북한과 시리아 간 핵거래 의혹에 대해 비공개로 브리핑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북한-시리아 핵 거래 의혹과 관련, "북한 사람들이 문제의 시리아 핵 시설에 있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가 있다"며 "지난해 이스라엘이 이 시설을 폭격한 것은 북한이 시리아에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 건설을 돕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부시 행정부가 지난해 봄 북한이 시리아에 핵 시설을 지원한다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자 지난해 9월 6일 이 시설을 폭격하기 전 미 정부와 이 비디오를 공유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또 문제의 비디오에 시리아가 '알 키바르'(Al Kibar)로 명명한 핵 시설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시리아 원자로의 디자인과 연료봉 투입구의 숫자 등이 북한의 영변 원자로와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 "만약 완공됐더라면 이 원자로는 핵무기 제조를 위한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었다"면서 "전기를 생산할 목적으로 건설된 원자로가 아니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폭격 직후 건물 잔해를 철거한 뒤 새로운 건물을 세웠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국무부가 북한과 협상을 벌이는 민감한 시점에 이 같은 정보를 공개키로 한 것은 딕 체니(Cheney) 부통령 등 부시 행정부 내 강경파들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막기 위해서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시리아에 어떤 규모로 원자로 건설을 지원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입력 : 2008.04.25 00:14 / 수정 : 2008.04.25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