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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8.4.18(금) 03:21 편집
“나는 CEO대통령… 믿고 투자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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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회장과 인터뷰 이명박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도널드 그레이엄 워싱턴포스트 회장(이 대통령 맞은편)을 비롯한 간부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워싱턴=이종승 기자
■ 李대통령 뉴욕-워싱턴 세일즈 외교
이명박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16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방문에 이어 경제계 주요 인사들과의 오찬간담회, 투자유치 설명회에 이어 워싱턴으로 이동해 동포 리셉션과 수행 경제인 만찬 등 ‘손에 잡히는 경제’를 위한 세일즈 외교를 전개했다.
○ ‘글로벌 코리아, 아시아로 통하는 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KOTRA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한국투자환경설명회’에 참석해 영어로 ‘글로벌 코리아, 아시아로 통하는 문(Global Korea: A Gate to Asia)’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발전의 숨은 공로자는 한국을 믿고 자본과 기술, 노하우를 투자해준 외국인 투자가들”이라며 “한국을 모든 부분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가 통용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자신을 ‘대한민국 최초의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이 대통령은 “저는 확고한 비전 경험, 그리고 강한 실천력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주식회사’의 CEO”라며 “여러분의 성공은 곧 한국의 성공이다. 모두 한국에 적극 투자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설명회에는 존슨앤드존슨, 보잉, JP모건체이스 등 세계 유수의 다국적 기업 대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 관계자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김문수 경기지사, 윌리엄 오벌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회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등 당초 예상했던 400여 명보다 2배 이상 많은 896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참석한 장 노총위원장은 설명회에서 “노조운동도 변화할 때가 됐다. 20년 전 투쟁방식으로 계속 가면 국민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국익을 위해 힘이 된다면 할 일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경제 총수들에게 밥 사주고 부탁하고
앞서 이 대통령은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JP모건 제임스 디먼 회장, 존 테인 메릴린치 회장, 피터 그라우어 블룸버그 회장, GM, 프루덴셜, 비자, UBS, 블랙스톤 그룹, GE 머니, 뉴욕생명보험, 화이자, 듀폰 등 세계적 기업의 최고위급 인사 25명을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많은 규제를 풀고 법인세를 낮춰 외국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나라, 일하기 편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금년 내에 모든 것을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워싱턴 윌라드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수행경제인 26명과의 만찬은 당초 저녁 값을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내기로 했으나 이 대통령이 밥값을 지불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 대통령은 “세금을 많이 내셨을 테니 많이 드시라”고 덕담했다.
○ “정치는 더더욱 바뀌어야”
이날 워싱턴 도착 직후 캐피털 힐턴 호텔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모든 분야가 바뀌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정치는 더더욱 바뀌어야 한다”면서 “지난 기간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변화를 주장했으나 변화하는 척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권력 가진 사람들이 한 시간 덜 자고 한 시간 더 일하면 국민은 한 시간 더 자고 한 시간 더 편해질 수 있다”면서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정책에 대한 정치권 일각의 반대를 감안한 듯 “청와대와 내가 먼저 변화하려는데 어떤 사람들은 나더러 ‘너무 설친다’고 한다”고 말했다.
1998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미국 워싱턴에 머문 경험이 있는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워싱턴에 와서 1년 이상 지냈다”고 소회를 표시한 뒤 “나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게 되면 제가 휴가를 얻어 보름쯤 전국(미국)을 순회할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욕·워싱턴=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 李대통령 숙소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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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어하우스 골동품 즐비한 영빈관… 침실 등에 삼성TV
캠프데이비드 美대통령 별장… 승마-골프장 있지만 소박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백악관 건너편에 자리 잡은 공식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16, 17일 2박을, 18일은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1박을 한다.
블레어하우스는 1824년 미국의 첫 공중위생국 장관이었던 조지프 로벨 씨가 사저로 세운 건물. 1942년 미국 정부가 사들인 뒤 국빈이 묵는 숙소로 사용해 왔다. 침실과 거실, 서재 등 7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
내부에는 17세기 중국의 병풍, 18세기 유럽의 도자기, 19세기 베네치아의 거울 등 52점의 골동품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이 같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외국 정상이 사용하는 VIP룸의 침실과 거실, 서재 등 3곳에는 삼성전자의 신형 HDTV가 있다. 백악관 측은 2006년 9월경 기존의 일제 소니 TV를 삼성전자 제품으로 바꿨다. 당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배려 측면도 있지만 삼성제품의 기술력이 높이 평가된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식당인 ‘리 다이닝 룸’은 6·25전쟁과 관련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1950년 6월 30일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은 여기서 미국 지상군의 참전을 결정했다. 트루먼 대통령은 1951년 4월 11일 확전 문제로 갈등을 빚어 오던 당시 유엔군 최고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해임 결정을 이곳에서 내리기도 했다.
호화로운 블레어하우스와 달리 한국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공개되는 캠프 데이비드는 소박하기 그지없는 ‘캐빈(오두막)’이라는 게 얼마 전 이곳을 답사한 정상회담 준비팀의 전언. 대통령 내외 외에 공식수행원과 경호원 등 15명가량이 총 10여 개의 캐빈에 나눠 머무르며 나머지 수행원들은 캠프 데이비드가 있는 캐톡틴 산 아래쪽에 있는 현대식 호텔에 머문다.
캠프 데이비드는 각종 스포츠 및 레저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 홀짜리 간이 골프장과 승마장, 산악자전거 코스, 볼링장이 있다. 외부인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지만 수행원들을 위한 기념품 가게도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국 대통령 휘장이 새겨진 가죽잠바를 이 대통령에게 선물할 예정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