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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신고 타결 임박 미 전문가들 반응]
“석달만에 진일보…하지만 갈 길은 멀다”
2008.04.08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한 핵신고 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간의 협상과 관련해 타결 전망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전문가들은 기대반, 우려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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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재단(Asia Foundation)의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핵신고 문제가 타결된다면 이 문제로 석달째 답보상태를 빚어온 6자회담의 정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Scott Snyder: Positive side is that it means there is no stalemate, the process is continuing to move forward, and it appears that even if there are aspects that are...
핵신고 타결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더 이상 정체상황이 없이 6자회담 과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북 양측이 즉각 서로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궁극적으로 회담목표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특히 핵신고 문제로 북핵 교착국면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북간 핵신고 타결은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렇다고 정당성이 결여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의 북핵 교착국면은 북한 핵신고의 쟁점부분인 우라늄 농축활동과 시리아와의 핵협력 부분에 대해 북한이 한사코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미국과 마찰을 빚는 바람에 빚어졌다는 지적입니다.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13일 제네바에서 회동했고, 8일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 회동을 가졌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울프스탈 선임연구원은 핵신고 문제 타결을 계기로 현재의 정체상황을 타개할 수 있겠지만 더 큰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Jon Wolfsthall: If they can reach some agreement that moves past the current roadblock, I think there's still a lot of hard work to do both in verifying any declaration North Korea is to make...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이뤄 현재의 정체상황을 제거한다 해도 앞으로 핵신고내용의 검증과 북핵 프로그램 폐기, 나아가 북미관계 개선 같은 더 힘든 과제가 남아 있다. 이처럼 큰 과제가 남아있긴 해도 핵신고가 타결되면 지금의 정체상황이 지속되는 것보단 나은 것이며, 그런 점에서 환영한다.
회의적 견해도 있습니다. 핵신고가 타결되더라도 여기에 실질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는 한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맨스필드 재단(Mansfield Foundation) 플레이크 집행이사의 지적입니다.
Gordon Flake: If we end up having a declaration that's declaration in name only, that doesn't address the core issues, that does not move us closer toward denuclearization, it only gives Chris Hill credit for victory...
핵신고가 나와도 비핵화 진전에 필요한 핵심쟁점을 해소하지 않는 이름뿐인 핵신고라면 힐 차관보 개인에겐 협상을 타결했다는 공은 돌아갈지 몰라도 결함투성이의 신고라는 점에서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
플레이크 집행이사는 부시 행정부가 어떻게든 핵신고를 끌어내기 위해 지난 6개월간 북한에 대해 그 기준을 낮췄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핵 신고안에 북한의 농축우라늄과 핵무기 실상에 관한 대목, 시리아와의 핵확산 대목이 빠져있고 플루토늄 양도 모호한 채로 남아 있다면 그런 신고서는 의미가 없다고 플레이크 집행이사는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힐 국무부 차관보는 플루토늄의 양과 관련해 당초 미 정보당국의 추정치를 인용해 50kg을 제시했다가 나중에 이를 30~50k으로 바꿔 제시했습니다. 또한 공개신고를 추진하던 우라늄 농축 활동과 시리아와의 핵협력 대목과 관련해 북한이 한사코 부인하면서 난항을 겪자 힐 차관보는 북측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나 간접 시인방식의 비공개 신고형태로 처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단 북한 핵신고 문제가 매듭지어질 경우 미국은 지난 2006년 9.19 합의에 따라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해제에 관한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이들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울프스탈 선임연구원은 미국의 다음 수순은 북한의 테러해제가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의회의 반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Wolfstall: Amb. Hill has said many times that while there is no exact quid pro quo, it would be impossible for the US to remove North Korea from its terrorist list unless North Korea completes its agreement. In my opinion there are no outstanding issues that prevent North Korea from being removed....
힐 차관보도 여러차례 말했듯이 정확한 주고받기란 것은 없지만, 북한이 핵합의를 완수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해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 현재 북한의 테러 해제를 가로막는 현안은 없다. 이번 합의가 내용적으로 충실하지 못하고 합의를 위한 합의란 소리가 나오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의 테러지원국 해제를 저지하려는 의회차원의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본다. 물론 일본인 납치문제 미해결에 불만인 일부 의원들은 테러해제를 저지하려고 시도는 할 것이나 행정부가 이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맨스필드 재단의 플레이크 선임연구원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할 경우 일본의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인 일본은 미국에 대해 기회있을 때마다 일본인 납치자 문제의 해결 없이는 북한의 테러지원명단 해제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일본인 납치자 문제와 북한의 테러국 해제 연계방침을 포기하고 대신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테러지원국 해제를 연계한 새로운 전략을 채택해 일본의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북한 핵신고 문제가 마무리된 이후 6자회담 참가국의 최우선 과제는 신고 내역에 대한 검증과 핵폐기 작업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핵 협상은 이제부터가 진짜라고 맨스필드 재단 플레이크 집행이사는 지적합니다.
Flake: The declaration was easy, it should have been given long time ago. The hard part was declaring your nuclear materials, and negotiating them away...
핵신고 부분은 쉬운 대목이었다. 오래전에 이뤄졌어야 했다. 진짜 힘든 부분은 핵신고에 나와있는 핵물질을 협상을 통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인데 이건 아직 시작도 안됐다. 이 모든 예비조치가 2.13 합의 60일내에 취하도록 돼 있었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 이 시점에 와서야 완수하는 단계에 온 것이다. 따라서 진짜 협상은 아직 시작도 못한 상태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울프스탈 연구원도 핵신고 이후 최우선 과제는 신고 내역에 대한 검증이라고 지적하고, 북한에 대해 불완전한 신고를 하고도 넘어갈 수 있다는 인식을 준다면 향후 핵문제에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능력은 아주 제한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