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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농촌주민, ‘자전거발전기’로 TV시청
北주민들 '삶의 지혜'…'자동차 배터리' 등으로 전력난 극복
[ 2008-03-14 17:54 ]
만성적인 전력난에 허덕이는 북한 주민들이 이제는 ‘전기(電氣)’문제 까지 스스로 해결하며 자력갱생에 나서고 있다.
친척방문차 중국 옌지(延吉)를 방문중인 신주일(가명, 48)씨는 13일 기자와 만나 “요즘은 농촌에서도 돈이 제법 있는 집들은 빠떼리(배터리)를 갖추어놓고 조명도 켜고 TV시청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씨는 “지금은 중국을 통해 빠떼리도 많이 들어오고 자전거 발전기를 갖춘 집들도 많아 자생적으로 전기를 생산해 전력난을 극복하고 있다”며, “나라에서 주는 전기가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다. 이제는 면역이 생겨 ‘자력갱생’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 도시주민들에 최고 인기는 ‘자동차 배터리’ = 신 씨는 “전력 문제 해결 방식에서도 도시와 농촌 간에 차이가 많다”며 “도시에서는 충전이 가능한 자동차 빠떼리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는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낮에는 아침 8시부터 1시 정도까지는 전기를 공급한다”며,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빠떼리를 충전해 놨다가 저녁 시간에 조명도 켜고 TV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 배터리로 TV나 비디오를 보려면 직류전기를 220V 교류전기로 변환하는 장치(변류기)를 비롯해 가정용 변압기, 과저전압 차단기 등을 모두 갖춰야 하기 때문에 돈이 없는 농촌 가정에서는 사용하기 힘들다는 게 신 씨의 설명이다.
신 씨는 “자동차 배터리의 경우 가격이 약간 비싸지만 조명용으로도 사용하고 TV와 비디오를 보는데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돈 있는 집들은 대부분 갖추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를 한 번 충전시키면 중국산 흑백 TV는 5~6시간, 칼라 TV는 2~3시간 정도를 시청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농촌에서는 ‘자전거 발전기’로 전력 생산 = 한편, 농촌 지역에서는 도시와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전기 문제를 해결한다고 한다. 신 씨는 “농촌에서는 ‘자전거 발전기’를 갖춰 놓고 전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씨는 “특히 농촌지역들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됨과 동시에 전기를 아예 주지 않는 곳도 많고, 일부 마을들은 동네로 들어가는 전기선들이 아예 절단된 곳이 많아 전기를 주더라도 받을 수가 없는 형편”이라며, “자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로 농촌주민들 속에 광범하게 도입되고 있는 것은 자전거 발전기다”고 말했다.
‘자전거 발전기’는 자전거 뒷바퀴에 소형발전기를 연결해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한 사람이 자전거 위에 올라앉아 페달을 밟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나마 전기가 전혀 공급되지 않는 농촌에서 주민들이 전기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옌지에 물건을 구입하러 나온 한 북한 무역상은 “자전거 발전기로 전기를 얻는 방식은 전기가 고르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 빠떼리가 필수”라며, “발전기에서 나오는 전기를 자동차 배터리에 충전시킨 다음 빠떼리를 이용하여 TV를 보거나 조명을 밝힌다”고 설명했다.
이 무역상은 “하지만 이런 장치들을 다 갖추려면 돈이 적지 않게 들기 때문에 돈 없는 농촌사람들은 꿈도 못 꾼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서 자동차 배터리는 중고인 경우 조선(북한)돈 7만원, 신품은 12~16만 원 정도다. 중국산 빠떼리가 성능은 좋지만 한 번 고장 날 경우 수리가 힘들어 중국산보다 북한산 ‘대동강’ 자동차 배터리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묻는 질문에 “언제는 국가가 사람들을 먹여 살렸는가”라고 되물으며 “이제는 국가공급 없어도 살 수 있는 면역이 생겨 모든 것을 ‘자력갱생’으로 해결한다”고 말했다.
[중국 옌지(延吉) = 이성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