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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danp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8.02.29 00:3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2/29/2008022900077.html
"음악에 때로는 정치적 의미도"
평양 공연을 마친 뉴욕 필하모닉(지휘자 로린 마젤·Maazel)이 28일 낮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가졌다. 서울 공연도 양국의 국가를 연주하는 것으로 막이 올랐다. 단원들은 첼로와 바순 등 대형 악기의 연주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어서서 한국 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를 연주했다. 2500여 관객들도 국가 선율에 맞춰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린 메타(Mehta) 뉴욕 필 대표는 공연에 앞서 가진 간담회에서 "물론 공연은 음악적 의미가 강하지만 정치적 의미도 가미될 수밖에 없다. 뉴욕 필은 급박한 일정 속에서도 남북 연주회를 가질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자린 메타는 뉴욕 필의 지휘자를 지낸 주빈 메타의 동생이다.
▲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자린 메타 사장이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공연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평양 공연의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ecaro@chosun.com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과 거슈윈(Gershwin)의 '파리의 아메리카인' 등 미국적 색채가 강했던 평양 공연과는 달리 서울 연주회는 '에그몬트 서곡'과 피아노 협주곡 2번, 교향곡 5번('운명') 등 모두 베토벤의 작품으로만 구성했다.
평론가들은 "미·북(美·北)관계가 '신세계'라면 한·미(韓·美)관계는 '운명'에 비유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인 교향곡 5번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메타 대표는 "우리의 레퍼토리는 넓다. 그러나 평양 공연에서는 미국적 색깔을 강하게 했다. 평양 공연은 처음인데다 TV와 인터넷을 통해 중계됐기 때문이었다. 서울 공연은 이미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첫 방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평양 거리는 광활하고 깨끗한 인상이었지만 건물에는 페인트칠이 좀더 필요한 것 같았다. 아무래도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