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VOA http://www.voanews.com 에 있는 기사입니다.
-------------------------------------------------------------
미 핵 전문가 ‘북한에 넌-루거 프로그램 적용 기회 많아’
02/11/2008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비핵화를 실현할 경우 이에 따른 실직 과학자 재취업 등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의회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12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한 핵 전문가는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실직하게 될 핵 과학자들을 재교육, 재취업시킬 기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의회 상원 관계자들은 몇 년 전 부터 핵 폐기 이후 관련 활동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 등을 내용으로 하는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줄곧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지난 해 북 핵 2.13 합의 이후부터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미 의회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소리’방송에 밝혔습니다.
‘넌-루거 위협감축 협력 (Nunn-Lugar Cooperative Threat Reduction)’프로그램은 지난 1990년대 초 미 상원의 리처드 루거 (Richard Lugar) 의원과 샘 넌(Sam Nunn)의원의 주도로 만들어진 법안을 근거로 한 프로그램입니다. 미국은 이 프로그램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옛 소련의 핵무기 해체를 돕기 위해 자금과 기술, 장비, 인력을 지원하도록 돼 있습니다.
샘 넌 전 상원의원이 공동의장으로 있는 워싱턴 소재 비정부 기구인 ‘핵 위협 이니셔티브 (Nuclear Threat Initiative)’의 코리 힌더스틴 (Corey Hinderstein) 국제 프로그램 특별 프로젝트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넌-루거식 과거 활동 가운데 북한에 직접 적용될 수 있는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의 일환으로 북한에 넌-루거식 활동을 벌일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입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북한이 정치적인 합의에 따라 핵 계획을 포기하면 참여했던 기술자들과 과학자들을 위한 유용한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폐기할 경우, 실직하게 될 핵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의 재교육, 재취업 문제는 북한이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안입니다.
한국의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최근 한 학술회의에서 일부에서 북한의 핵 과학자를 5천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핵 과학자들의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5천명은 알맞은 범위 안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북한은 핵 과학자들의 수 뿐아니라 전문 분야와 기술에 대한 정보도 함께 제공해야 나중에 이들의 기술과 전문지식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북한의 핵 과학자들을 상업적인 방식으로 재취업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한국의 기업이 북한에 공장을 지어서 핵 프로그램 관련 기술자를 고용해 다른 상품을 만들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북한의 우라늄을 핵무기 프로그램에 사용하지 않고 공개 시장에서 판매하기 위해 우라늄 광업을 개선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경제적 개발 차원에서 핵 인력을 재교육, 재취업시키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걸림돌도 있습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북한은 핵 인력 대부분이 다른 적용가능한 분야가 없는 매우 전문화된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수한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넌-루거 법안을 주도한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의 보좌관인 키스 루스 (Keith Luse) 씨와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Siegfried Hecker) 박사, 그리고 미 국무부의 북한 담당관을 지낸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조엘 위트 (Joel Wit) 선임연구원은 넌-루거 프로그램과 북 핵 6자회담의 현황을 북한 관리들과 논의하기 위해 12일 부터 5일 간 북한을 방문합니다.
‘핵 위협 이니셔티브’의 힌더스틴 국장은 넌-루거 프로그램의 대북 적용 문제는 6자회담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전논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합의가 이뤄지면 진전이 매우 빨리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며 미국은 때가 되면 6자회담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북한에 제안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핵 시설 불능화와 완전한 핵 프로그램 신고를 마친 뒤에 넌-루거 프로그램을 북한에 적용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입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북한이나 다른 국가와 협력할 때는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넌-루거 프로그램이 자선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힌더스틴 국장은 위협감축 협력 프로그램은 제대로 적용될 경우 모든 당사국들에게 이득이 된다는 점에서 가치있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