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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국제 2008.1.26(토) 02:49 편집
빌 게이츠 MS회장 “기업들 빈곤퇴치 앞장서야”
다보스(스위스)=AP 연합뉴스
빈민 돕는 ‘창조적 자본주의’ 주창
24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이틀째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는 빈곤 퇴치와 국부(國富)펀드, 중동 평화 등 세계적 이슈들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빌 게이츠(사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이날 ‘21세기형 자본주의를 향한 새로운 접근’이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전 세계 기업들이 각국 정부 및 비영리단체들과 협력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를 제안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빈곤을 해결하는 자본주의=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창조적 자본주의는 기업들이 이윤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부의 불균형을 해결하자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회장은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레드 브랜드(Red Brand)’를 예로 들었다. 이는 2006년 다보스포럼에서 세계적인 록 밴드 U2의 리더 보노가 처음 제안한 것으로 기업들이 레드 마크가 붙은 제품을 팔면 일정액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폐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글로벌 펀드’에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게이츠 회장은 “그 결과 아프리카 빈민 200만 명이 약을 제공받아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게이츠 회장이 자본주의가 최선의 경제체제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으나 점점 더 자본주의의 결점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보노는 “주요 8개국(G8) 정상들이 아프리카의 가난 퇴치를 위해 매년 500억 달러(약 47조5000억 원)를 지원하기로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부펀드 투명성 논란=경제 분야에서는 이날 국부펀드의 투명성 강화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국부펀드란 통화 당국의 외환보유액과는 별도로 정부가 재정 흑자 등 외화 잉여 자금을 재원으로 조성해 운용하는 투자 기구를 말한다.
DPA통신에 따르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과 유럽의 금융기관들엔 대부분 중동 산유국이 운용하는 690억 달러의 국부펀드가 투입됐다.
쿠웨이트투자청의 바데르 알 사드 총재는 “국부펀드에 대해 우려가 많지만 그럴 이유가 없다”며 “경제적 이유에서 투자를 결정한 것이지 (미국과 유럽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동 평화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살람 파이야드 팔레스타인 총리는 “이스라엘이 국경을 개방하고 가자지구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정부가 봉쇄를 푸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인구 증가가 물 부족 사태와 기후변화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세계 여론을 동원해 정치적 의지를 결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