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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8.1.18(금) 11:23 편집
‘박근혜총리’ 카드 재부상할까
중국특사자격으로 베이징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7일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중국의 대표적 여성정치인으로 중국부녀연합회 주석인 구슈롄 전인대 부위원장과 회동에서 밝게 웃고 있다. [연합]
후보군 주말 지나야 윤곽 드러날 듯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총리 인선작업이 장기화되면서 `박근혜 카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당선인은 애초 박근혜 전 대표를 총리 후보 `0순위'에 올려 놓았으나 박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총리직 거부 의사를 수차례 밝히면서 박근혜 카드는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로 여겨져 온 상태.
하지만 기존 총리 후보군 가운데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이 당선인 진영 일각에서 여전히 `박근혜 총리론'이 제기되고 있고, 강경일변도였던박 전 대표측도 미묘하게나마 기류 변화가 감지돼 뭔가 물밑 논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한쪽에서는 `박 전 대표가 결심만 하면 총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이 당선인의 한 핵심 측근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박근혜 카드는 벌써 물건너갔다"면서 "박 전 대표가 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가기 전에 끝났다"고 단언했다. 박 전 대표 측에 총리직 수용 여부에 대한 간접적인 의사타진을 해 봤으나
부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는 게 이 측근의 말이다.
다른 핵심 측근도 "이 당선인이 `정치적 고려없이' 일 중심의 총리를 뽑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그 말을 믿어야 한다"면서 "내 생각에는 되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 전 대표측도 여전히 `총리직 수용불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측근은 "4월 총선 공천 문제도 복잡하고 박 전 대표가 이미 해 놓은 말이 있는데 어떻게 그걸 번복하겠느냐. 총리직 제의가 와도 거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의 이런 외견상 입장과는 달리 내부에는 다른 목소리도 엄존하는 게현실이다.
이 당선인의 한 측근은 "가능성은 작지만 박근혜 카드는 아직까지 살아있다고 본다"고 말했고, 대통령직인수위 관계자는 아예 "이 당선인이 여전히 박 전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고, 박 전 대표도 마음이 아주 없는 것 같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우리 내부에서도 `총리직 수락이 그리 나쁜 카드는 아닌 것 같다'는 얘기도 있다"고 전했고, 강경기조를 고수했던 한 측근은 `공천문제가깨끗하게 정리되면 총리직 수용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는 종전의확고한 대답 대신 "솔직히 자신이 없다"로 한발짝 물러섰다.
이처럼 박근혜 카드가 계속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 당선인 입장에선 공천문제를 둘러싼 양 진영의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총선국면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화합.통합의 이미지를 구축해 큰틀의 정치를 펼쳐 나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여성 총리가 갖는 상징성, 별도의 검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에 큰 힘이 된다는 점 등도 매력적이다.
박 전 대표 입장에서도 지분보장과 함께 계보를 지켜낼 수 있다는 확신만 선다면 `국정운영 경험 취약' 이라는 자신의 맹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한번쯤은 고민해 보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당내에선 박 전 대표가 19일 중국에서 귀국해 이 당선인에게 특사활동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총리 인선 문제가 거론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박근혜 카드의 부활 여부와 함께 총리 후보군에 대한 윤곽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이 당선인측은 기존의 `비(非)정치인' 출신 총리 후보군을 대상으로 1차 약식검증을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군 가운데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이 기초검증을 통과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원종 전 충북지사도 큰 흠이 없어 후보군에 포함돼 있으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