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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朴 달래기-昌 설득' 총력
3일 최고위원 긴급회동.."朴.昌 만나겠다"
프리존뉴스 기자, 2007-11-04 오후 4:11:03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가 두 전직 당수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출마의 뜻을 접어달라"는 호소를,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당 화합에 협조해 달라"는 당부를 하고 있는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의 압도적 지지율을 기록하며 대권 고지를 눈앞에 두는 듯 했으나 이 전 총재의 출마설로 인해 자칫 대세론이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는 상황인식에 따라 한껏 몸을 낮추고 있는 셈이다.
외견상 이 후보는 `잠재적 대선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이 전 총재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듯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박 전 대표 다독이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심(朴心)'만 확실히 잡으면 이 전 총재를 자연스럽게 주저앉힐 수 있다는 이른바 `이박제창(以朴制昌)' 전략이다.
지난 3일밤 강재섭 대표가 예정에 없이 당 최고위원들을 긴급 소집, 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회동을 가진 것도 이 후보의 이런 뜻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를 비롯해 안상수 원내대표, 이방호 사무총장과 최고위원 전원이 참석한 이날 회동은 명목상 `친박(親朴)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사실상 이 후보가 최근 당 운영에 불만을 품고 있는 박 전 대표측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을 달래는 한편 이 전 총재의 출마설로 어수선한 당의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실제 이 자리에는 최근 한 언론인터뷰를 통해 "아직도 경선중인 걸로 착각하는 세력이 당내에 있다. 이들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해 당내 분란을 일으켰던 이재오 최고위원이 참석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호남운하 자전거 탐방'을 위해 목포로 향했던 이 최고위원은 이 후보의 긴급호출을 받고 서울지역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석, "내 자신부터 부족함과 지나침을 반성한다"고 밝힌 데 이어 만찬회동에서도 "당의 화합을 위해 몸을 낮추겠다"며 박 전 대표측에 거듭 유감을 표시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김무성, 김학원 최고위원 등 친박측 인사들을 중심으로 폭탄주가 몇순배 돌았으며, 이 후보도 막바지에 잠시 들러 "이제는 최고위원들이 모두 당의 단합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일 밤에도 이재오 최고위원을 직접 불러 "당이 화합해야 할 때인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야 되겠느냐"며 호되게 꾸짖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최고위원은 5일 오전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사과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표와의 면담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4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 후보측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해왔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 협의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지방에서 `장고'중인 이 전 총재에 대해서도 "언제 어디서든 만나뵙겠다"며 측근들을 통해 회동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회동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막판 설득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명분을 쌓고 있는 것.
한 핵심 측근은 "임태희 비서실장 등이 수차례 이 전 총재의 측근들에게 연락을 취해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전 총재가 지방에 내려가 있어 힘들다는 답변만 듣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보고 공세를 강화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나경원 대변인이 지난 4일 논평을 통해 "당의 분열을 획책하고 정권교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시도는 반드시 역사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핵심 당직자는 "자신이 만든 한나라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이 법과 원칙을 중시한다는 이 전 총재의 가치냐"면서 "결국 당에 누를 끼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이 전 총재도 현장의 비판 목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라면서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며 우회적으로 `출마포기'를 압박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뉴스검색제공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