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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 "무조건 상호주의 고집하는 고리타분 정당 아냐"
대북정책 관련 ´파격´ 발언…"시대상황에 맞는 남북정책으로 따뜻하고 탄력적으로 해야"
2007-09-18 19:28:47
◇ 18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당 정책위 주최 ‘남북정상회담 무엇을 다뤄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에 악용될 수 있다는 고리타분한 생각도 별로 갖고 있지 않다”, “무조건 상호주의만 고집하면서 수학적·기계적 주장만 하는 고리타분한 정당 아니다”, “(대북정책), 따뜻하고 탄력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대북문제에 있어 다소 파격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강 대표는 19일 당 정책위가 주최한 ‘남북정상회담 무엇을 다뤄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이 같은 ‘전향적’ 견해를 밝히며, 기존 한나라당의 짙은 보수색채의 변화를 시사했다.
강 대표는 이날 토론회 축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분단이 너무 고착화 돼 가는 것 보다는 남북의 최고위급들이 만나서 한반도 긴장을 푸는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찬성해도 좋다”며 “이런 것들이 대선에 악용될 수 있다는 고리타분한 생각도 별로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주의 포기’논란으로 일부 보수진영의 비판을 받고 있는 ‘신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이명박 대통령후보의 대북정책과 일치된다는 점을 부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은 대북정책이 마치 전쟁을 추구하는 세력들의, 분단을 고착화시켜서 남북통일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정책이라든지, 또는 무조건 상호주의만 고집하면서 수학적·기계적인 주장만 하는 고리타분한 정당이 결코 아니다”며 “일반 국민과 언론, 젊은이들이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든 것은 당이 잘못했다”고 자책했다.
평소 비유적인 표현을 즐겨하는 강 대표는 남북 관계를 강(江)에 비유해 현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북핵 해결이라는 전제하에 남북통일의 강을 건너야 하는데, 어릴 적 썰매타고 언 강을 건넜다면 강이 녹았을 때는 배를 타고 건너야 하듯이 시대상황에 맞는 남북정책으로 따뜻하고 탄력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행히 이 후보께서도 몇일 전 대북정책을 밝히면서 한나라당이 추구하고 있는 정책과 다를 바 없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북한의 상황을 이해시키며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북한에는 내가 어렸을 적에 창궐했었던 후진국성 병이 많다”면서 “이런 것을 수습 못하면 통일됐을 때 문제가 된다. 이런 문제는 핵문제가 해결되면 (지원)한다고 하는 것은 안 좋다”며 핵문제와 별개로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는 북한 정권과 인민들간에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런 것들은 핵문제와 관계 없이 얼마든지 따뜻하게, 지원할 것은 지원해야 한다”며 “과거의 무조건 ‘퍼주기’가 인민들에게 도달하지 않아 핵, 미사일 만드는데 쓰여 잘 안 된 것이다. 이를 분리해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북 지원물품에 대한 모니터 등 검증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법을 언급하지 않았다.
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남북정상회담이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한반도 ‘평화무드’의 대선 영향력을 다분이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의 외곽 지지세력인 보수단체들의 기류가 이와는 배치되는 부분이 많아 향후 양측 간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이날 ‘삼가삼불(三可三不)’(북핵 폐기, 분단 고통 해소, 군사적 신뢰 구축을 꼭 하고, 국민합의 없는 통일 방안 상정, 영토 관련 문제 거론, 대규모 지원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정책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윤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