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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헌법이 존중받는 사회 만들겠다"
헌정회 방문서 "대통령이든 누구든 모두 헌법 아래에… 국가정체성 중요"
이철승 "´인기몰이´식 대북정책은 안돼"… ´신(新)한반도 구상´ 우회 비판
2007-09-11 15:40:02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가 11일 오전 전직 국회의원 등 원로 정치인들의 모임인 ‘대한민국 헌정회’(이하 ‘헌정회’)를 찾아 이철승 회장 등을 예방했다.
이 후보의 헌정회 방문은 올 들어 두 번째.
이 후보는 대선 예비후보이던 지난 4월 당시 헌정회를 찾아 이 회장 등의 신임 회장단 선출에 대한 축하 인사를 하고 이 회장 등으로부터 당내 경선과 연말 대선 등에 대한 조언을 들은 바 있다.
◇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후보(왼쪽)가 11일 오전 서울시청 별관의 대한민국 헌정회 사무실을 방문, 이철승 회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경선 승리 후 한나라당의 정식 대선후보 자격으로 이날 서울시청 별관의 헌정회 사무실을 찾은 이 후보는 이 회장을 비롯해 김두현 임방현 류제연 부회장, 이상민 운영위의장, 배성동 정책연구위의장, 김중위 편집위의장 등과 인사를 나눈데 이어, 30여 헌정회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는 혼돈 속에서 가치관과 건국이념, 헌법정신까지 흔들리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새 정부가 출발하는 2008년엔 새로운 시대를 열어 헌법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연말 대선에 임하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9일 ‘대선 D-100일’ 회견에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이 나라의 대통령이든 누구든 모두 헌법 아래에 있고, 또 헌법에 도전해선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헌법정신과 올바른 건국이념을 바탕으로 이 나라가 한 점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 후보는 헌정회를 비롯해 보수 성향 시민단체 일각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한나라당의 ‘신(新)대북정책’ 등과 관련, “한나라당은 남북관계에 있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더 철저히 지켜나갈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면서 “올해 선거는 정권 교체 세력과 정권 연장 세력, 낡은 이념에 찌든 세력과 국가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 세력 간의 대결인 만큼, 여러 원로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나라당을 지켜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지난 당내 경선 과정과 관련,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화합’ 당부하는 한 회원의 발언에 “긴 시간 경선을 통해 원로들께 심려도 많이 끼쳐드렸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더 이상 우리 당에선 ‘화합’이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모두가 화합의 길로 들어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는 “경선 과정 동안 오히려 한나라당 밖에서 각 후보들을 지지했던 단체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며 “이명박 지지자든 박 전 대표 지지자든 한나라당의 지지자로서 다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 헌정회 일부 회원들이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사실을 우회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후보는 경제 회생 방안과 관련,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여러 요인들 중에서도 특히 기업할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철승 회장도 “올해 대선은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제2건국운동’이라고 할 정도로 여느 때와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이 후보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선전(善戰) 선투(善鬪)해서 꼭 소망을 이루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대한민국의 건국이념은 ‘자주 독립’과 ‘민주 통일’이다"며 "대통령은 국가와 민족의 지도자인 만큼, (대통령이 되면) 그 같은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의 건국이념과 노선을 견지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대북문제와 관련해선 “핵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에 모든 걸 지원하겠다는 생각은 맞지 않다. 북한의 헌법 위 헌법인 노동당 규약은 여전히 ‘적화통일’을 규정하고 있고, 6.25남침에 대한 시인 및 사과, 납북자 및 북송포로 등에 대한 문제 또한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기몰이’식 정책을 내놓아선 안 된다. 철저한 상호주의적 입장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전날 제시한 ‘신(新)한반도 구상’(북핵 폐기시 남북경제공동체 추진)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한편 이날 이 후보의 헌정회 방문에는 경선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 박형준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장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