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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BDA 해결여건 좋아져’
2007.06.11
서울-박성우
방코델타아시아, 즉 BDA에 묶인 북한돈 송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건이 좋아졌다”고 남한 정부가 11일 밝혔습니다. 왜 이런 발언이 나왔는지, 그 배경과 전망을 보도합니다.
남한의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은 11일 워싱턴으로 향하면서 기자들에게 “BDA 문제가 언제 해결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최근 남한과 러시아 외교장관 회담 협의 후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불법 자금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아무도 받지 않으려던 북한 돈 2천5백만 달러를 러시아가 총대를 메고 자국의 은행을 통해 받아주기로 한 게 여건이 좋아진 이유로 분석됩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6일, 러시아가 BDA 관련해서 미국의 협조 요청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바로 BDA에 묶인 북한 자금을 미국 은행의 일회성 중계를 거쳐서 러시아 은행의 북한 계좌로 송금하는 것입니다. 남한의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 실장입니다.
조성렬: 미국은 애국법 311조에 따른 제약 요소를 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러시아 은행을 통해 북한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런 어떤 북한과 미국 간의 타협의 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애국법 311조를 통해 자국 은행이 BDA와 거래하는 것을 막았는데, 이걸 1회에 한해 문제 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 은행의 자금 중계가 가능해 졌고, 북한은 미국 은행의 중계를 통해 국제 금융 시스템을 이용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양측이 모두 손해 볼 게 없는 타협안이라는 설명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 러시아 은행을 통해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조성렬 박사는 러시아 창구가 일회성에 그친다면 이 방안은 북한이 받기 힘들 거라고 전망합니다.
조성렬: 북한이 원하는 것은 국제 금융 시스템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송금할 수 있는 창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회성이라면 굳이 러시아 은행을 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 외환 거래를 위한 창구를 러시아가 제공한다면 이는 미국이나 한국, 중국이 법적, 기술적 문제를 들어 기피하던 BDA 자금을 러시아 정부가 정치적 결단을 내려서 받아들이기로 한 거라는 게 조성렬 박사의 설명입니다.
조 박사는 러시아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한반도에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서 러시아도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필요를 느낀 거라고 추정합니다.
조성렬: 러시아가 북한자금의 송금에 기꺼이 나선 것은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 특히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개입 여지를 만들어 두기 위해서 북한이 대외 무역의 창구로 러시아를 이용할 수 있게끔 기회를 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6자회담 관련국들이 이렇게 BDA 문제 해결에 매진하는 것은 바로 이 BDA 문제가 풀려야 북한이 북핵 2.13 합의를 이행할 거라면서 두 사안을 연계시켜 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BDA 문제가 풀린다고 하더라도 2.13 합의 이행은 산너머 산이 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북측이 초기단계에서 이행할 조치로 영변 핵시설 폐쇄-봉인과 핵사찰단의 복귀, 그리고 핵포기 대상의 신고를 위해 모든 핵프로그램의 목록을 협의해야 되는데, 바로 이 핵프로그램 목록을 놓고 문제가 붉어질 수 있다고 남한 <외교안보연구원>의 미주 연구부장인 김성한 교수는 말합니다.
김성한: 신고를 할 경우 우리가 기대하는 건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핵 프로그램... 다시 말해서 핵시설, 그리고 지금까지 추출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핵물질, 핵무기, 그리고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
이 네가지 영역에 관해서 철저하게 신고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과연 북한이 그런 네가지 영역에 대해서 빠짐없이 신고를 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그런 준비가 돼 있는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이런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최근 북핵문제에서 장기적으로 걱정되는 점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 노선을 과연 포기할 지 여부라고 밝혀 BDA 문제로 핵 포기를 늦추고 있는 북한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북한이 과연 러시아 은행을 통한 BDA 자금 송금 방안을 받아들이고 국제사회의 희망대로 북한이 2.13 초기조치를 이행할지 여부는 13일까지 이어지는 천영우 본부장의 워싱턴 일정이 끝날 때까지는 지켜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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