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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2, ´실천하는 지도자´ 다짐 속 견제는 여전 <4보·끝>
<한나라당 대선 정책비전대회 현장중계 - 교육·복지분야>
원희룡, 양 주자 겨냥 "장외에선 정책 검증만 하자" 당부
2007-06-08 18:35:56
◇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이 8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정책비전대회에 참석, 강재섭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홍준표·원희룡·고진화 의원 등 한나라당 ‘5룡(龍)’의 치열한 신경전은 8일 오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한나라당의 두 번째 ‘정책비전대회’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개최 장소가 한나라당의 ‘텃밭’ 가운데 하나인 부산이란 이유에선지 각 후보에 대한 열성적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 지난달 29일 광주에서 열린 경제 분야 토론회에 비해 훨씬 더 뜨거운 열기를 쏟아냈다.
실제 이날 행사 참석 인원과 행사장 밖에서 응원전을 펼친 당원 및 일반인 지지자들의 규모는 약 7000여 명으로 추산돼 지난 광주 토론회 때의 5배를 넘었다는 후문.
이 같은 열기 때문인지 각 주자들 또한 교육·복지 분야 정책이라는 다소 ‘밋밋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토론회 과정 내내 한 치의 물러섬도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각 후보 측은 향후 각자의 정책 공약을 놓고 불거질 장외 공방에도 서둘러 대비하는 분위기다.
지난 경제 분야 토론회 때에도 박근혜 후보 측의 문제 제기로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된 바 있다.
이명박 "말로만 하는 정치 아닌 실천하는 정치하겠다"
최근 자신의 재산 형성 과정 등을 둘러싸고 당내 대권 라이벌인 박근혜 후보 측과 잇단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후보는 이날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한나라당의 정책 정당으로서의 모습과 정권 교체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많은 도움이 된 토론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가 ‘경제성장률 6%’를 공약하자 노무현 후보가 즉석에서 ‘7%’를 공약한 사실을 들며 “계획이나 비전은 누구나 세울 수 있고 정책 또한 만들 수 있지만, 누가 할 수 있는가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와 자신이 내놓은 정책 목표의 유사성을 언급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어 이 후보는 “우리는 지난 10년 간 실천 없이 말로만 하는 정치를 봐왔다. 이젠 실천해야 한다”면서 “내가 그 실천을 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 측 장광근 대변인은 토론회 직후 발표한 논평에서 “이 후보의 우월성이 단연 돋보인 토론회였다”고 자평하면서 “이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철저히 지키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진수희 공동 대변인 또한 별도의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시종 여유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은 일을 해 본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고 극찬했다.
다만 장 대변인은 홍준표 후보의 ‘´무뎃뽀(無鐵砲. 아무 생각없이 하는 행동이라는 뜻의 일본말) 공약’ 발언 등을 의식한 듯 “몇몇 후보의 돌출적인 발상은 정책토론의 취지를 퇴색시킨 듯하다”고 불만을 나타냈으며, 진 대변인은 당내 대권 라이벌인 박 후보를 겨냥, “‘16개 시·도에 고교평준화 문제를 주민 선택으로 정하도록 한다’는 정책구상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며, 교육현장에 막대한 혼란을 초래하므로 반드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그에 대한 견제 또한 놓치지 않았다.
박근혜 "5년 내 반드시 따뜻한 선진국 만들겠다"
박근혜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책비전대회가) 두번째 토론회로 자리를 잡았다. 한나라당이 정당사의 새 역사를 썼다는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정책대결을 통해 구상을 밝히는,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는 정책”이라며 “사교육비 문제는 공교육이 정상화돼야 해결 가능하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더 많은 학교와 교사에게 지원, 자율성을 확보토록 하고 사교육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영어 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박 후보는 토론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도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지난 10년간 난 행동과 다른 말을 한 적이 없고 약속을 어긴 적도 없다”면서 “5년 내에 반드시 따뜻한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측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난달 29일 경제 분야 토론회가 누가 우리 경제를 이끌 적임자인지를 명쾌히 보여준 자리였다면, 오늘 토론회는 박 후보만이 할 수 있는 약속, 꼭 지킬 수 있는 약속,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전략을 국민 앞에 내놓은 자리였다”면서 “이제 남은 외교·안보 분야 토론회에서도 박 후보만의 확고한 국가관과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에 대해선 “정책의 구체성, 실현 가능성에 관한 타 후보들의 질문에 ‘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면서 “이는 이 전 시장의 공약이 실현 가능성보다는 인기 영합적이고 즉흥적이었다는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고 날을 세웠다.
유승민 의원도 “이 후보는 박 후보가 제시한 ‘16개 시·도별 고교 평준화 주민 선택권’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구체적 대안이 없었다”고 지적했으며 “현행 평준화 제도 아래에서 교사가 경쟁을 안 한다고 말한 것 또한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교육정책의 실패를 교사 탓으로 돌린 것이다”고 비난했다.
원희룡, ´이-박´ 겨냥, "장외에선 정책 검증만 하자"
한편 이날 토론에서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으로 큰 호응을 얻은 홍준표 후보는 “많은 서민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사교육에 많은 돈을 들이는 이유는 자식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소박한 꿈이다”면서 “서민들이 바라는 ‘내 자식 잘 되기’와 ‘내 집 갖기’ 두 가지만은 책임지고 해결해내는 ‘서민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거듭 밝혔다.
원희룡 후보는 “정책 토론은 이 자리에서 나간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삶을 보다 더 살찌우기 위해 계속 이어지고 더 커져야 한다”면서 “지난 1차 토론회 이후 이어진 공방은 정말 바람직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의 검증 공방과 관련, “최근엔 정책 토론은 간 데 없고 인신공격성 검증 공방과 네 편 내 편끼리의 싸움만 있다”고 비판하면서 “후보 검증은 당의 검증위원회에서 해야 한다. 장외에선 정책 검증만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진화 후보는 “일과 삶, 배움을 함께하는’ 평생학습제도 도입과 대입제도 전면 폐지 등을 통해 행복하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이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선심성’ ‘시혜적’ ‘쌈짓돈’ 복지가 아니라, ‘일하는’ ‘선진친화적’ ‘상생’ ‘그물망’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부산에서]
[장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