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데일리안 http://www.dailian.co.kr 에 있는 기사임.
‘1:4싸움’에 방패든 이명박<3보>
<한나라당 대선 정책비전대회 현장중계- 경제분야>
박근혜 “임기 5년에 왜 10년 공약하나”…이 “다음 정권도 한나라당 할 것 같아서”
홍준표, ‘1문1답’ 한반도 대운하 공세에…이 “계속 저한테 질문하실 거죠”
2007-05-29 18:35:45
“대운하를 반대하면 뭔가 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돼있다.”
29일 광주 5.18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제정책비전대회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후보들의 맹공세에 이 같이 말했다. 토론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자신의 입장에서 말해 준 것이기도 하다.
예상대로 이날 토론회의 ‘제1 타깃’은 이 전 시장이었다. 후보자별 상호토론에서 각 후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이 전 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고 이에 이 전 시장은 시종 여유 있는 표정과 답변으로 방어막을 쳤다. ‘1:4의 싸움’을 예상한 캠프에선 모의훈련 실시했을 정도.
박근혜 전 대표도 자신의 대표정책공약인 열차페리에 대한 후보들의 공세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등 날카로운 면모를 과시했다.
후보주도 상호토론(10분) 첫 주자는 이 전 시장. 그는 특유의 “허허허”웃음을 지으며 박 전 대표를 지목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줄푸세’공약에 대해 “세금 줄이고 규제 풀자는 제안은 어느 정권에서나 했고, 누구나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세금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세출절감 방안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참여정부 초반 3년간 중복사업으로 인한 혈세낭비가 2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방만한 정부사업을 줄이면 한해 9조원의 혈세를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도권을 받은 박 전 대표는 작심한 듯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토론시간 10분 중 대부분을 이 전 시장에게 할애하며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 전 시장의 ‘대한민국 7.4.7 구상’에 대해 “대통령 임기가 5년인데 왜 10년 뒤의 공약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경재규모가 7위도 경제전문가들은 불가능 하다고 입을 모으는데 ‘747’을 맞추려고 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전 시장은 “좋은 질문이다”고 담담한 표정을 하며 “내 임기는 5년이지만, 경제효과는 보통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 또 다음 정권도 한나라당이 할 것 같아서 (10년 공약을 했다)”라고 응수했다.
아울러 ‘3약’후보들은 ‘빅2’에게 질문을 집중하면서도 서로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원희룡 의원은 “(질문이)유력주자에게 몰리는 것 같아 홍준표 의원에게 질문하겠다”며 3강 구도를 노리는 홍 의원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원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대처리즘’에 대해 “대처 시절 영국의 실업률이 4%에서 11%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지적한 뒤 “‘줄푸세’가 복지는 풀고, 재벌을 막는 규제를 풀어서 약자들의 저항에 군기를 세우겠다는 것은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얼굴을 붉히며 “(말을) 험악하게 하십니까. 훌륭한 복지정책은 성장에 있다. 성장을 해야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면서 “대처 수상이 그 시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영국을 경쟁력 있는 국가를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아예 “1문1답을 하겠다”며 이 전 시장의 ‘대운하’를 타깃으로 정했다. 그는 “18㎞도 되지 않는 경인운하 건설이 되지 않는데 530㎞에 달하는 경부운하가 되겠느냐”며 “비용과 환경 문제 식수 오명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전 시장은 비용문제와 관련 “경부운하는 있는 강을 그대로 쓰고 연결 비용만 들기 때문에 (경인 운하처럼)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고 했고, 환경문제에 대해 “환경을 파괴한다면 누가 할 수 있겠나, 유럽도 환경을 복원한다는 전제하에 운하를 했다. 환경을 파괴한다면 지금이라도 포기해야 한다”고 되받았다.
이 전 시장은 자신을 겨냥한 홍 의원의 끊이지 않는 질문에 “계속 저한테 질문하실 거죠”라며 애써 태연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고진화 의원도 대운하에 대해 “이거 안된다고 다른 의원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대운하가 건설되면 우리 국민에게 공급되는 식수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한강과 낙동강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은 “대운하 제안은 불쑥 내놓은 제안이 아니다. 이것은 소프트웨어다. 환경을 파괴하는 것도 아니고 물건만 나르는 것도 아니다”며 “국가는 미래를 보고 인프라를 해야 한다. 운하를 10여년 동안 검토를 했다”고 강조했다.[광주에서]
[이충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