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
입력 : 2007.01.20 01:25 / 수정 : 2007.01.2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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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 무너지면 진입하려 북핵 시간 끌어”
제임스 릴리(Lilley·사진) 전 주한미국대사는 18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북한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북한의 속셈’과 ‘중국의 속셈’에 대해 의미 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 칭다오에서 태어난 릴리 전 대사는 예일대를 졸업한 뒤 미중앙정보국(CIA)에서 일한 정보통이다.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주한미국대사,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주중 대사를 지냈다. 저서로는 ‘차이나 핸드(China Hand)’가 있다.
◆북한의 속셈
릴리는 “북한은 올해 한국 대선에서 집권 여당의 승리를 지원하고, 2008년 미국 대선 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김정일의 서울 방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북한은 남한 내에서 광범위한 반미감정을 조장하고, 한미 간의 분열도 추구할 것으로 내다봤다.
릴리 전 대사는 6자회담과 관련, “북한은 한국, 중국으로부터 식량과 에너지, 자금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단기적 양보를 하는 한편 5개 당사국의 분열을 촉발한 뒤 이를 미국 탓으로 돌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은 ‘통치광(control freak)’”이라며 생존과 권력유지, 주민들에 대한 철통같은 장악력 등을 북한 정권의 첫 번째 목표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속셈
릴리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해 예의주시해야 한다”면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시간을 질질 끄는 것은 북한이 무너지면 진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북한 지역의 절반 이상을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미국이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 지역에 대규모 군부대를 전진 배치한 것도 북한이 붕괴될 경우 북한 진입을 위한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또 “중국이 북한의 신의주 특구 추진을 무산시킨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대목”이라고 했다. 신의주 특구가 성공할 경우 중국의 동진(東進) 정책에 차질을 빚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