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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당 친노 vs 반노, 노 대통령 놓고 ´충돌´
친노세력, 당 비대위 해산 촉구... 노 대통령 안고 독자세력 추진
반노세력, "국민들은 대통령을 불안해한다" 노 대통령과 확실한 ‘선긋기’
2006-11-29 15:04:30
◇ 친노직계 ´의정연´소속 열린우리당 이화영·서갑원 의원과 ´안개모´ 간사인 박상돈 의원, ´민평련´의 문학진 의원과 당 내 중진인 장영달 의원
열린우리당의 친노세력과 반노세력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놓고 급속히 사분오열(四分五裂)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당 통합신당파인 김한길 원내대표가 공개적으로 “노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라”고 거듭 촉구하면서 노 대통령과 ´확실한´ 선긋기에 나섰고, 노 대통령도 ‘하야’, ‘당직 탈당’ 등을 언급하면서 당·청이 결별을 위한 마지막 수순까지 밟고 있다.
여기다 재창당파인 친노성향의 의원들은 당 지도부를 향해 “비대위 해체”를 촉구하면서 노 대통령과 함께 별도의 ‘독자 세력’을 구축하겠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반면 당내 중도보수 성향의 중진 ‘안개모’ 소속의원들은 “소수가 모여 모여 무엇인가 하는 것은 오만”이라며 ´반노(反盧)´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이화영 “노 대통령, 참모들하고 ‘하야’까지 논의...비대위 해산해야”
친노성향의 의정연 소속 이화영 의원은 29일 “대통령이 참모들하고 하야 수준까지 논의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노 대통령이 정치권에서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협조하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식물대통령 상태’가 되는 것 아니가. 그런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고민을 자주 말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여당의 당적을 포기하게 되고 그런 상태에서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면 거의 레임덕에 빠지지 않겠냐”면서 “그 이후 국정운영이 상당히 아주 무기력증에 처해있는 상황이 우리의 경험이었는데 노 대통령이 그런 상태로 가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당 지도부를 겨냥, “비대위는 이제 책임을 지고 해산해야 한다”면서 “우리당이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도록 특별대책위원회를 원로와 중진 중심으로 만들어 정통성있는 지도부가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호흡맞춰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한길 원내대표가 ‘노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정치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발끈했다.
이 의원은 “우리 당 지도부가 대통령하고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는데, 한나라당하고 각을 세우고 대(對)야당 전선을 명확하게 해야지 계속 대통령하고만 각을 세우려고 하는 것들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서갑원 “대통령 깍아 내리는 모습, 일종의 이벤트성 정치”
의정연 소속 서갑원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지금 우리당이 책임들을 서로가 서로에게 전가하는 볼썽사나운 양태를 띠고 있다”며 당을 향해 화살을 겨냥했다.
그는 여당이 국정운영의 실패를 청와대에만 돌리고 있다는 취지의 노 대통령 발언에 대해 “동의한다”면서 “특히 정부, 여당의 모습은 서로를 탓하는 그런 양태를 띄고 있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또 김근태 의장을 향해 “정말 국정을 맡아서 하실 수 있는 비전을 국민에세 제시해줘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 잘잘못을 또는 대통령과 대립하거나 깍아 내리는 모습의 일종의 이벤트성 정치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돈 “소수가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은 오만”
반면 당 내 중도보수 성향의 의원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안개모)’ 간사인 박상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친노그룹의 독자세력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박 의원은 “소수가 독자적인 정치를 하기엔 너무 힘겹고, 소수가 모여서 무엇을 할 수 있다라는 것은 오만”이라며 “그 동안 당은 워낙 몸집이 컸기 때문에 정치적인 스펙트럼이 다른 그런 상황이어서 노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이미 전반적인 흐름은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 의원은 “당 전체의 몸집으로도 현재 8.8% 지지율”이라면서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이 상황을 도외시해선 안 되고, 낮은 지지율을 받을 수 밖에 없는가 하는 반성위에서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학진 “어려울 때 일수록 대통령이 ‘의연’ 해야 하는데 안타깝다”
김근태 의장 계파인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이하 민평련)의 간사 문학진 의원도 같은 날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서 “친노그룹의 신당 얘기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몇 사람 모여 정당을 만들 수는 있지만, 국민들의 지지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 의원은 “국민들은 대통령을 불안해한다. 지금처럼 정치권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불신을 더욱 크게 할 것”이라며 “어려운 때 일수록 대통령이 잘 하는 ‘의연한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좋은 일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영달 “친노, 반노 할 것 없이 감정적으로 대립해선 안돼”
장영달 의원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의 인터뷰를 통해 “(통합신당파와 친노 그룹) 서로 간에 지금 가는 상황대로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친노·반노할 것 없이 어떤 감정적인 대립으로 인해서 국정을 어렵게 만들어선 안 된다. 그것은 곧 스스로의 이익을 생각하다가 나라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박정양/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