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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의혹… 각국 진실게임 “北 도대체 뭘 터뜨렸나”
러 연해주서 방사능 탐지 작업
10일 러시아 극동 연해주에서 방사능을 측정하는 해상기상학센터의 한 연구원. 북한의 핵실험 발표 뒤 인접한 연해주에서는 방사능 오염 탐지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이타르타스 연합뉴스
《북한의 핵실험은 과연 성공인가, 실패인가?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는 북한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그 성공 여부를 둘러싼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정말 북한이 핵실험을 하긴 했나’라는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핵실험 성공’을 호언하며 제2, 제3의 핵실험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따라서 북한 핵실험의 진위나 성공 여부가 밝혀지려면 추가 핵실험을 기다려 봐야 하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은 11일 북한이 실시했다고 발표한 실험 대상이 핵폭탄인 것으로 생각하나 폭발 규모가 약해 실제로 실험결과가 어떠했는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 정보 당국 관계자는 “지진계 기록상 북한이 핵폭탄을 실험한 것으로 여겨지나 미국 측이 수집한 지진계 기록들을 보면 고작 TNT 200t(0.2kt)의 폭발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추정한 최소 0.8kt에도 훨씬 못 미치는 것.
통상 첫 번째 핵실험은 수kt의 폭발 규모로 실시하는데 북한 핵실험은 너무 약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1945년 최초로 실시한 원자폭탄의 폭발력은 20kt이었다. 북한이 핵실험 직전 중국 측에 통보한 것도 4kt의 핵폭발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핵실험의 성격을 정확히 밝혀내려면 대기 샘플이 수집돼야 하고, 이 샘플을 비밀 첩보수집 방식으로 모아진 자료들과 함께 분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상 지하 핵실험 이후 땅이 꺼지거나 큰 구덩이가 생기는 지형 변화가 관측되지 않고 있는 데다 핵실험으로 생성됐을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으면서 미스터리는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의 방사능대책연락회의는 이날 자위대 항공기를 동해로 보내 3∼10km 상공의 6곳에서 대기 중의 분진을 채취해 방사능의 누출 여부를 조사했으나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와 환경성, 경제산업성 등이 전국 86개 지점에서 계측하고 있는 지표 부근 감마선 조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방사능대책연락회의는 덧붙였다.
이 때문에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한 강연에서 “북한 외에 전 세계 모든 나라는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실시했는지 결코 알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북한 핵실험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폭발력이 너무 작아 우리는 최종 판단을 전혀 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미셸 알리오마리 프랑스 국방장관도 이날 유럽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폭발이 약했던 점으로 미뤄 많은 양의 재래식 폭탄의 폭발이었는지, 핵폭발이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그것이 핵폭발이었다면 실패한 폭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9일 알리오마리 장관은 폭발 규모를 약 0.5kt으로 추정하며 북한의 핵실험 성공 주장에 의문을 나타냈었다.
그러나 북한 핵실험이 실패했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오히려 더욱 정교한 소형 핵무기일 가능성을 지적하는 반론도 제기됐다.
홍콩의 저명한 군사전문가 자오훙(昭鴻) 씨는 홍콩 밍(明)보와의 인터뷰에서 “폭발 규모로 핵실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관념”이라며 “북한의 핵 기술은 과소평가돼 있고 이미 제3세대 핵무기인 중성자탄을 개발 중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제한된 핵 원료로 얼마나 큰 효과를 발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규모가 작은 실험일수록 더 정밀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탄의 폭발 위력이 15kt 규모였으나 당시 핵 원료 이용률은 1.2%에 불과했고, 인도의 1998년 핵실험 때도 핵무기 2개의 폭발력은 각각 0.2kt, 0.5kt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최고의 핵 전문가로 인정받는 시그프리드 헤커(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명예소장) 박사도 10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규모는 작지만 정교한 핵폭탄, 즉 수많은 폭발 계측기가 달린 폭탄을 실험하려고 했을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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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 2006.10.12(목) 03:00 편집
핵실험 의문, 정부 분석 4가지 시나리오
북한이 9일 실시했다고 발표한 핵실험이 과연 진짜 핵실험이었는지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는 4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정밀분석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4가지 시나리오=정부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시나리오는 핵폭탄의 일부만 터진 경우, 즉 ‘부분적 성공’ 가능성이다. 전문가들은 핵물질이 너무 오래됐거나 기폭장치 성능이 조악해 충분한 핵분열 연쇄반응을 일으키지 못했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북한도 이번 핵실험에서 플루토늄으로 추정되는 핵연료를 다 폭발시키지 못해 1kt(TNT 1000t을 터뜨린 규모)에도 못 미치는 폭발력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피즐링(fizzling·‘피식’ 하고 터지는 것)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폭발”이라며 “북한 핵실험의 ‘부분적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애초부터 핵실험을 가장하고 재래식 폭탄을 터뜨린 ‘사기’일 가능성이다.
핵실험 이후 대기 중에 크세논이나 크립톤 같은 기체성 방사능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면 핵실험이 이뤄졌다고 최종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실험일이 이틀 지난 11일까지도 핵실험 추정지 부근이나 동해상에서 방사능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능이 끝까지 나오지 않으면 이 시나리오가 논리적으로 타당해진다.
그러나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렇다면 재래식 폭탄 수백 t이 수십 대의 트럭에 실려 핵실험 장소로 운반됐을 텐데 미국 첩보위성에 그런 운송 행렬이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플루토늄이 원래 없었거나 있었지만 고폭장치만 폭발한 경우로 ‘실패’에 해당한다. 그러나 고폭장치 폭발만으로 리히터 규모 3.9의 지진파를 만들어내기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 다만 이번 지진계 측정치로 환산한 이번 핵실험 폭발력은 0.4∼0.8kt으로 편차가 커서 완전히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넷째는 낮은 폭발력을 가진 소형 핵폭탄으로 실험을 실시해 ‘성공’했다는 시나리오다. 정부는 가장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첫 핵실험부터 소형 핵폭탄을 쓰는 일은 유례가 없는 데다 북한이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의도적으로 낮은 폭발력을 지닌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의 지진파를 처음 탐지한 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지헌철 센터장은 “만약 북한이 정말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가정하면 세계 최초로 소규모 지하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런 첨단 기술을 보유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의 핵실험 장소로 미국이 지목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에서 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체육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실험 진위는 유엔 결의안에 영향 못 미쳐”=북한 핵실험 대응책 마련을 위해 외교통상부에 설치된 북핵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북한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판단 문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 동향,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 등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의 진위가 안보리의 새로운 결의안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설사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핵실험 의도 자체가 국제사회의 위협이 되는 만큼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