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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대통령이 국회에 책임 떠넘겨”
한미 FTA특위가 제대로 활동 안한다고?
홍재형 FTA특위 위원장 공식석상서 “유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29일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국회가 할 일을 제대로 안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집단 반발했다.
홍재형<사진> 국회 한·미 FTA특위 위원장은 이날 특위 회의에서 “어제 토론 프로그램에서 노 대통령이 특위가 제대로 활동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여당 소속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서 대통령 발언에 유감을 표한 것은 드문 일이다.
노 대통령은 28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 “국회가 이따금씩 한번씩 (회의) 열어 (정부에) 서류 보자고 하고, 논쟁만 할 뿐이지, 실제로 회의를 일주일마다 여는 것도 아니고, 느긋하게 있더라”고 공개 비판했었다.
홍 위원장은 “대통령의 상상에서 나온 말인지 누가 허위보고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특위가 매주 한번씩 회의를 열었는데, 대통령이 전 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특위가 게으르고 형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며“노 대통령이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말하니까 (대통령에 대한)국민의 신뢰도가 자꾸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특위에 참석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잘 보고했어야 하는데 할말이 없다”고 사과했지만, 열린우리당 간사인 송영길 의원도 “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할 때 야당은 물론 여당과도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했는데, 난데없이 국회에 책임을 전가하니 심각한 문제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홍 의원측은 “여야 모두 노 대통령 발언에 불만이 많아, 위원장으로서 대표성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는 여야 의원들의 비난이 쏟아지면서 곧바로 파행됐다.
열린우리당은 또 노 대통령이 전날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반대?찬성’으로 갑자기 돌아선 것을 놓고도 “한마디 상의 없이 입장을 바꾸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 초선의원은 “그동안 노 대통령을 배려해, TV 토론에서 원가공개에 반대했는데, 이러면 어떡하느냐”고 했고, 지도부의 한 의원은 “청와대 내에서도 협의가 잘 안된 사안 같더라”고도 했다. 다른 관계자는 “원래 여당이 추진하던 정책인데, 대통령이 이슈를 선점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했다.
배성규기자 vegaa@chosun.com
입력 : 2006.09.30 00:16 08' / 수정 : 2006.09.30 08:4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