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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의를 거스르는 전시작통권 논의 즉각 중단하고 사학법 재개정하라!"
20만 시민들 '작통권환수 반대' 외치며 대한민국 위해 기도
2일 오후 2시 서울 시청광장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한민국재향군인회·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를 비롯한 300여 개 안보 단체 및 기독교 단체, 일반 시민 20여만 명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 구국기도회·국민대회'가 열렸다. 재향군인회 등 참가 단체들은 대회 선언문을 통해 "사립 학교법과 전시 작통권 문제는 국가의 미래와 안녕 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임에도 노무현 정권은 민의를 외면한 채 코드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와 '비전2030'등으로 인해 국민들은 수천조 원 이상의 세금 폭탄을 맞는 데 비해 국가 안보는 더 위태로워지고 교육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논의를 유보할 것과 사학법을 재개정 할 것을 촉구했다.
▲9월 2일 오후2시부터 서울 시청 광장에서 300여 개 안보 단체와 기독교 단체, 시민 20여만 명이 모인 가운데 '대한민국을 위한 비상 구국기도회·국민대회'가 열렸다. 30도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konas.net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의 비상구국기도회와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20분까지 진행된 국민대회로 진행됐다. 비상구국기도회에서 길자연 목사는 설교에서 최근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가 그렇게 북한을 도와줬는데도 전혀 바뀌지 않고 심지어 핵개발로 위협까지 하는 것을 보니 마치 동생에게 미움을 받아 죽을 뻔 했던 야곱이 너무도 답답해 하나님께 기도드린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며 지금의 북한과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조용기 한국사학연합회장은 개정 사학법으로 인해 학교의 건학이념이 망가지고 학생들이 이념의 포로가 되는 것을 우려했다. ⓒkonas.net
기도회에 이어 국민대회가 시작됐다. 국민의례와 태극기 입장식이 끝나고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한 조용기 한국사학연합회장의 강연이 있었다. 조용기 회장은 "6.25의 참화를 이겨내고 세계 12대 경제대국이 될 정도로 잘 나가던 대한민국이 최근 고장이 나버렸다. 나라가 내부로부터 허물어지고 있다"며 그 이유를 정부와 여당의 좌파적 정책 실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특히 개정된 사학법을 예로 들며 "개정 사학법 때문에 학내 주도권 싸움때문에 학교가 아수라장이 되고 전교조는 반미친북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사상의 인질로 삼게 될 것"이라며 사학법 재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문제는 주권이나 자존심과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이 문제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konas.net
이어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의 대회사가 있었다. 박세직 향군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미 연합사의 해체를 가져올 전시 작통권의 한국군 단독행사 문제는 결코 자주나 주권의 문제로 결부시켜 정치쟁점화시킬 사안이 아니라 국민의 생사와 국가 존망이 걸려 있는 국가 안보현안이다"이라고 전제하고 "이것은 온 국민에게 엄청난 세금 폭탄과 안보 불안을 야기시키고 이 한반도를 민족 내분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을, 실로 위험하고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정책의 독단이고 폭력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권도 중요하고 민족의 자존심도 중요하다. 하지만 전쟁을 막지 못해 전국토가 초토화되거나 만의 하나 이 땅이 공산화되고 만다면 주권이 어디 있고 신앙의 자유가 어디에 있으며 민족의 자존심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라며 전시 작통권 문제를 자존심 문제로 접근하지 말고 현실적인 생존 문제로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 회장은 "역대 정부가 전시 작통권 단독 행사 문제를 검토했다고 하는데 이는 평시 작통권 문제를 거론하고 환수한 것일 뿐이다. 설령 전시 작통권 문제와 연합사 해체 문제를 검토했다고 '가정'하더라도 역대 정권에서 불가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지금처럼)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남한과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불가한 것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정부는 작금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해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논의를 즉각 유보하라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현 정부에게 "국가 지도자와 지도층은 전문가의 충언을 경청할 의무가 있다. 국가안보 전문가인 역대 국방장관,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경찰청장 등이 북한의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전시 작통권을 현 체제로 유지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이 건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정부에 충언했다.
▲장준익 장군은 한미 연합사가 해체될 경우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이 늦어지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는 위협이 된다고 설명했다. ⓒkonas.net
다음으로 성우회 회원인 장준익 예비역 중장의 강연이 있었다. 장준익 장군은 "북한은 지난 7월 5일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지금 대통령은 이런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미 연합사를 해체하려 한다"며 정부의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논의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장 장군은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하면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고 한미 연합사가 해체되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자동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그럴 경우에는 미 의회에서 한반도 개입에 대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이 북한의 속전속결 전술로 한반도는 적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성은 前국방장관의 연설이 이어졌다. 김성은 前장관은 '노병의 대국민 호소'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우리나라가 어찌하다 이렇게 됐냐, 우리나라가 이젠 은혜를 잊어버리는 배은망덕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며 한탄했다. 김 前장관은 "핵무기 앞에 재래식 무기는 의미가 없는 전력이다. 과거 일본도 핵폭탄 두 발에 무조건 항복했다. 이런 핵폭탄을 북한은 10개나 갖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북한 핵개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한다고 하길래 전직 국방장관 15명에게 이게 과연 잘 하는 일인지 물어봤다. 그런데 DJ정부 시절 국방장관까지 모두 반대하더라"며 전시 작통권 단독 행사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에는 최기범 한기총 총무가 시국 선언문을 낭독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시국 선언문을 통해 "5.31지방선거와 여러 보궐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강력한 경고를 줬음에도 현 정권은 민의를 외면하고 있다"며 전시 작통권과 사학법으로 인한 국론분열과 국력소진을 막기 위해서라도 속히 전시 작통권 논의를 중단하고 사학법을 재개정 할 것을 촉구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또한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 것에는 우리들 모두의 책임도 있다. 여기에 대해 반성한다고 전제하고 정부도 국가보위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론통합과 경제회생을 통해 국민들이 편안히 살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의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박근혜 의원. 그 또한 대회에 참여해 함께 구호를 외치며 대회의 뜻을 지지했다. ⓒkonas.net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앞 줄 맨 우측)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 강 대표의 왼 쪽으로 전여옥 의원, 송영선 의원, 맨 왼 편에 박진 의원 등이 보인다. ⓒkonas.net
시국 선언문 낭독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美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 낭독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악으로 인해 학교의 자율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건학이념마저 흐트러지고 있다. 열린당에서는 대통령께 삼고초려하는 심정으로 사립학교법의 재개정을 건의해달라"는 내용과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반도 안정에는 주한미군이 반드시 필요한데도 국민적 공감대를 무시하고 북한의 대남적화전략에 부응하는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를 왜 추진하는지 모르겠다. 대통령께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을 중단해 달라고 건의해달라"는 내용의 건의가 있었다.
메시지는 특히 전시 작통권 단독 행사에 대해 "이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는 국가안보 공백은 물론 경제침체와 국민불안으로 이어지고 여기에 세금폭탄까지 덮치게 될 것이며 북한의 오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우국충정에 의한 것이다. 한미 동맹이 와해되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 군의 전시 작통권을 한국군 통수권자가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을 이루는 시기와 과정에는 유의해야 한다. 국가 주권과 연결시켜 마치 빼앗긴 것을 도로 찾아야 한다는 인상을 줌으로 반미감정을 유발하게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전시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을 속히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는 한국이 12대 경제대국이 되도록 절대적인 후원자가 되어 준 미국과 미국국민에 대해 항상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한미 동맹의 상징인 한미 연합사의 사령관에게 이양한 한국군 전시 작통권을 단독행사하겠다는 노무현 정부와 이를 유보할 것은 촉구하는 국민들 간의 갈등이 첨예화되고 있다"며 "지금 한반도에서는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기가 가중되고 있음에도 노무현 정부는 한미 연합사의 전시 작통권을 '자주'와 '주권'을 내세워 한국군 단독행사로 바꾸고 한미 연합사를 해체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임 국방장관, 합참의장, 각 군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및 군 원로들이 반대하고 있으며 이 뜻을 한국 대통령애개 건의하고 현 한국 국방장관과 정치인들에게 설명하고 국민들에게 시위와 성명으로 호소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메시지는 또한 "한국의 대다수 국민들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력의 핵심인 한미 동맹과 그 상징인 한미 연합방위체제의 해체를 결코 원하지 않으며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미국과 함께 헌신할 것을 바라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의 공동 번영과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고 한국군이 대북 독자 방위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시 작통권을 현재와 같이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부시 美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삭발하고 있는 재향군인회 13개 시도지회장들. ⓒkonas.net
행사가 끝난 후 재향군인회 시도회장 13명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삭발식이 끝난 후 시청 앞에서 소공동, 한국은행, 남대문까지의 시가행진이 이어졌다. 시가행진 도중 경찰과 집회 신고 문제로 15분 간 대치 상황이 있었지만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다.
▲대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하고 있는 국민대회 참가자들. 재향군인회 기동봉사단원들이 태극기를 앞세우고 행진하고 있다. ⓒkonas.net
이날 행사에는 한나라당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박근혜 前대표와 강재섭 대표, 전여옥 최고위원, 나경원 대변인, 송영선 의원, 박진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konas)
전경웅 코나스 객원기자
written by. 전경웅
2006.09.02 19:3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