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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뭘 잘 모른다고?
尹국방 “오래전 장관한 분들…” 공박에 화난 軍 원로들
▲ 윤광웅 국방부장관(왼쪽에서 두번째)이 4일 국회로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를 방문,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이진한기자 magnum91@chosun.com
- 윤광웅 장관 발언 논란
역대 국방장관들이 오는 7일 긴급회동을 갖기로 한 것은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의 3일 발언 때문이다. 윤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오래전 군 생활이나 장관을 하신 분들이 현재 우리 군 발전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역대 장관들이 2일 윤 장관을 만나 “현재 진행중인 전시작통권 환수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선배들의 말을 잘 듣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윤 장관이 발언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역대 장관 중 한 명이 4일 “이대로 가만 있으면 안 되겠다”고 한 것처럼 윤 장관에 대한 배신감과 함께 무시당했다는 섭섭함이 짙게 깔려 있다.
하지만 윤 장관도 전직 장관들의 주문에 따라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작통권 환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강한 집착을 갖고 국방과제 중 최우선 순위를 두고 추진했던 사안이기 때문이다. 작통권 환수 로드맵 완성은 국방개혁과 함께 윤 장관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라 할 만하다. 3일 윤 장관이 선배 장관들이 듣기 거북한 표현까지 써가며 강도 높은 해명을 하게 된 데 대해서도 “위에서 무슨 말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얘기들이 나온다.
역대 국방장관들이 행동에 나서기로 한 데는 작전통제권 한국군 환수(단독행사) 사안이 지닌 심각성 때문이기도 하다.
전직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가운데엔 작통권 환수에 따른 한미 연합사 해체가 주한미군 추가감축, 유사시 미 증원군(增援軍) 대폭 감소, 한미 안보동맹의 와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오는 10월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때 예정대로 작통권 환수 로드맵이 완성되면 돌이키기 힘들기 때문에 환수 논의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윤광웅 장관 초청 오찬 간담회 때 “장관 자리를 걸고 작통권 환수 논의 중단을 대통령께 건의하라”는 강도 높은 주문이 이어진 것이다.
일부 전직 장관들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안보정세가 더욱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작통권 환수 추진을 강행하는 데 대해 현 정부가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보이기도 한다. 한 예비역 대장은 “한미 연합사는 존재 자체로 북한에 상당한 부담을 주면서 전쟁 억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오판을 불러올 수 있는 행동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군수뇌는 “윤 장관이 3일 기자회견에서 ‘작통권 환수 이후에도 미측이 유사시 증원군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내주기로 약속했다’고 했는데 이는 군사전문가라면 누구도 믿지 못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bemil@chosun.com
입력 : 2006.08.05 00:32 54' / 수정 : 2006.08.05 02:5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