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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훈련 못하면 주한 美공군 뺄수도”
美 국방관리 “2009년 작통권 반환 적절… 반환땐 연합司 기능 소멸”
▲ 오산기지를 이륙하는 주한 미 공군 소속 A-10 공대지공격기.
한국이 추진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시작통권) 반환이 이뤄지면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는 사실상 기능이 없어질 것이라고 미국의 국방관리가 2일(미국 시각) 말했다.
한반도 안보문제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이 관리는 이날 조선일보 특파원과 만나 최근 양국 군사동맹 현안을 둘러싼 논란들과 관련, 미국측 입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시작전통제권은 ‘데프콘 3(방어준비태세)’에 해당하는 (전쟁위기) 징후가 있을 때 한미연합사령부가 갖도록 돼 있다”면서 “전시작전통제권이 한국군에 이관되면 한미연합사령부는 할 일이 없어지게 되는 것(no job)”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시작통권이 한국군에 반환될 경우 한미연합사령부가 해체될 것을 미국측이 이미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미국은 이미 한국측에 통보한 대로 2009년을 이관 목표시점으로 잡고 있다고 이 관리는 말했다. 그는 “한국측은 준비상태를 고려해 2011년이나 2012년에 가져가겠다는 것이지만, 기왕 이관을 하려면 불안정한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2009년이 적절한 시기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시작통권 반환은 (한국이 먼저 요청했지만) 미국도 희망하는 것”이라면서, 그 이유로 “이를 통해 시대변화에 맞춘 지속가능한(sustainable)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한국도 이젠 자국의 방위에 무임승차(無賃乘車)하지 않고 더 많은 책임을 질 때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작통권 반환은 “내년 대선에서 한국에서 정권이 교체될지 여부와 무관하게 계속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일부에 소개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한·미 동맹 격하’ 발언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 관리는 또 주한 미 공군의 공대지(空對地) 사격장 미확보 문제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내며, 현재처럼 한국에서 사격훈련을 할 장소가 없으면 결국 타지역으로의 이동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주한 미군의 A10 공대지 공격기(일명 탱크킬러)가 사격장이 없어 태국으로 가 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작년 8월 매향리 사격장 폐쇄 이후 대체 사격장이 확보되지 않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태가 결코 계속될 수는 없다”며 “공군은 사격훈련을 하지 못하면 전투력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대체수단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밝혀, 사격장 미확보가 주한 미 공군의 일부 철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매향리 사격장이 폐쇄될 때 한국측은 적절한 대체사격장을 제공키로 합의했으나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최근의 한미 군사동맹 현안들과 관련한 미국측의 입장을, 조만간 한국 언론에 대한 브리핑 형식으로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
최우석특파원 wschoi@chosun.com
입력 : 2006.08.04 01:38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