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계 김혁규 "정동영 이해할 수 없다"
김근태 당권 승계 요청한 배경 의구심 제기
입력 : 2006-06-07 14:33:18 편집 : 2006-06-07 15:52:41
열린우리당의 5.31지방선거 참패 이후 김근태 최고위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주장에 대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7일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선 일단 당의 새로운 구심점 회복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지난 5일 중진회의에서 논의된 대로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결해서 당을 수습해 나가기로 가닥을 잡았다. 또 비대위원장 선임을 포함한 비대위 구성은 전직 의장들을 중심으로 한 '8인 인선위'에 위임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근태 최고위원(GT)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과 관련해선 뚜렷한 반대 의견이 속출했다.
특히 지난 4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김혁규 의원은 의총 직전 정동영 전 의장이 김근태 최고위원을 비대위원장으로 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혁규 의원은 실용파의 리더인 정동영 전 의장 쪽 사람이다. 그런 김혁규 의원이 정동영 전 의장의 최근 행보를 '이해 못할 행동'으로 폄하한 것은 그만큼 당 한편에 反GT 정서가 뚜렷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혁규 의원은 "새 지도부의 수장은 중립적 인사가 돼야 한다. 당을 혁신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롭게 건설하는 수준이어야 된다"는 말로 김근태 비대위 체제에 대한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김근태 의원이 재야파의 수장인 점과 또 이번 5.31 지방선거 결과로 나타난 민심을 고려할 때 김 최고위원이 사퇴한 정동영 전 의장을 승계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또 김근태 최고위원이 좌파라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 "나는 우리당에 좌파가 있는 것 같지 않은데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민심과 김근태 의원이 거리가 있음을 에둘러 지적했다.
조경태 의원은 "당의 화합을 저해하는 계파를 즉시 해체해야 한다"면서 "비대위원장을 특정 계파의 수장이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김근태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5.31 결과는 국민이 내린 사망선고다. 대권주자도 배제해야 한다"면서 "20~30명의 초선의원들이 나와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또 "8인 인선위원회에 초선 의원 및 여성 의원도 포함돼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석현 의원은 "철학자와 정치인은 다르다. 정치인은 국민의 마음을 낚는 어부가 돼야 한다. 마음속으로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누가 비대위원장이 돼도 (계파간 갈등으로) 당이 삐걱거린다"는 말로 김근태 최고위원의 비대위원장 선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는 "먼저 이러한 갈등을 봉합할 대토론이 먼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당내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러한 공감대에 어울릴 수 없는 사람은 당을 나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윤종희 기자yjh_1120@frontiertimes.co.kr [윤종희 기자의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