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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호남 국민들께 올리는 눈물로 쓴 편지
글쓴이 등록일 2022-03-29
출처 조회수 296

우리 자유수호포럼 회원 일동은 대한민국 헌법의 근본 질서를 부정하지 않는 한 어떠한 의견이든 존중합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영원히 번영하기를 바랄 뿐 다른 어떠한 바람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어떤 정치세력과도 연계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금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또다시 드러난 대한민국을 피흘리게 하는 심각한 분열상을 그대로 지나칠 수 없어 감히 아룁니다.

대통령선거에서 견해에 대립이 생기고 투표성향이 제각각으로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한 지역의 유권자들이 후보의 국가관, 정책, 이념 등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몰표를 주고, 다른 지역에서는 그 반대편에 몰표를 주는 투표 성향은 서로 다른 나라 사이에서나 볼 수 있는 ‘두 나라’ 현상입니다.

유구한 세월 동안 같은 말을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가진 한 나라에서 이런 일을 계속하는 것은 정상일 수 없습니다. 이것을 고치지 못하고 이겨서 해결하려고만 하면, 건강한 정책경쟁 과정이 말살되고 민주주의 절차가 왜곡되며 나라의 정상적 발전에 중대한 지장이 생길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대한민국이 이러한 망국병으로 피흘리고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십니까?

표계산을 앞세우는 정치인들은 민감하다는 이유로 치유를 외면하고 이 상처를 ‘정치적 상수(常數)’로 방치하거나 이용만 하고 있지만, 우리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우리 회원 중에는 호남분들도 많습니다. 영남인 사위들과 호남인 며느리들이 함께 어울려 나라사랑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강하고 번영하는 자유민주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노력함에 있어 다양한 지역 출신들이 함께하는 것이 이상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 중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난한 호남 학생을 내란예비죄로 처벌하는 것을 반대하여 검사직을 사퇴했던 영남 출신 법률가도 있고, 김대중 당시 야당 총재에게 핵주권 문제를 인식시켜드리고 그 자리에서 영호남 화합을 위해 희생하라는 그 분의 말씀을 받아들여 온 가족을 가시밭길로 내몰았던 영남 출신 안보 전문가도 있습니다.

우리는 충무공이 장계에 쓰셨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를 기억하면서 영호남이 함께 어우러져 밝게 웃으면서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북핵과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생존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살길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선거 때만 되면 나타나는 ‘두 나라’ 현상에 여지없이 좌절하고 맙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없이 생각하고 망설이다가 이 편지를 보냅니다.

영호남 국민 여러분께 아룁니다. 나라 사랑의 차원에서, 세계를 이끌어갈 한민족의 차원에서 지역적 편견에서 벗어나 주십시오. 우리는 호남이 겪은 억울한 좌절과 불안을 모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백제와 신라가 다투는 시대가 아닙니다. 이후 천년도 넘는 세월 동안 뼈와 살을 섞고 함께 병자호란, 일제 그리고 6·25를 겪으면서 살아온 우리입니다. 오늘의 영남인이 신라의 후예가 아니듯 호남인도 백제의 후예가 아닙니다.

영호남 대립으로 점철되었던 박정희· 김대중 시대의 정치대결도 흘러간 옛이야기입니다. 박정희 정권은 호남의 지지로 세워졌었고, 이제 군사정권은 남아 있지도 않습니다. 영남에 우파가 많고 호남에 좌파가 많아야 할 이유도 도대체 없습니다. 영남이 대구 반란사건, 3·15, 부마사태 등에 주저앉아 있어서 안 되듯 호남도 4·3 사건, 여순 사건, 5·18 등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사회주의 주체혁명 세력을 분쇄하는 일은 영호남을 포함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몫입니다.

이제 눈물로 호소합니다. 우리 모두 증오와 편견 그리고 소모적 갈등을 뒤로 하고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힘껏 사랑합시다! ‘두 나라’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못난 조상이 되지 맙시다! 나라와 인류의 앞날을 위해 손잡고 함께 나아갑시다! 모두가 반성하면서 함께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을 건설합시다!

우리가 금번 선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참담한 결과를 보고도 ‘두 나라’ 현상을 고치지 않고 분열을 고집하게 되면 대한민국의 패망을 바라는 나쁜 세력들에게 악용할 기회를 주게 될 수 있고, 열강들의 침탈 앞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던 조선조 말기의 불행을 다시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 충무공을 모시고 임진왜란을 극복했던 그 빛나는 충의의 정신으로 돌아갑시다!

2022년 3월 28일
자유수호포럼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