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흥망유수』펴낸 권성 전 헌법재판관 “공자가 사치 심한 관중 왜 두둔했을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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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헌변 | 등록일 | 2016-07-14 |
출처 | 중앙일보 | 조회수 | 1866 |
국민이 인재 아껴야 나라가 잘 돼
권성 |
권성(75) 전 헌법재판관이 『흥망유수(興亡有數·사진)』라는 책을 냈다. ‘흥망이 유수하니(나라가 영원히 흥할 수만은 없으니)‘로 시작하는 고려 말 문인 원천석의 시조에서 제목을 따왔다. 그는 “퇴직 후 동서 고전을 두루 읽다 보니 국가 흥망에는 어떤 필연적 이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젊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원고를 썼다”고 말했다.
인론(人論)·물론(物論)·법론(法論) 등으로 구성된 책의 절반 정도는 인재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데 할애됐다.
그는 관중에 대한 공자의 평가를 소개하며 인재론을 설명했다. “관중은 인자가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제자 자공의 말에 공자가 “관중이 환공을 패자가 되게 하고 천하를 바로잡았다. 백성들이 오늘까지 그 혜택을 보고 있다. 관중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오랑캐 옷을 입고 있을 것이다”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권 전 재판관은 “관중은 사치로도 유명했지만 공자는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인재를 아끼고 감싸안는 마음을 가져야 나라가 잘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에는 정치체제, 법치주의 등에 대한 그의 고민도 들어 있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권력 분점 체제는 영국식 의원내각제이지만 현실적으로 도입이 쉽지 않다.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대로 대통령과 장관 사이에 권한과 책임이 제대로 분배되고 존중되기만 해도 지금보다는 나은 정치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관여한 주요 헌재 판결에 대한 생각도 책에 담았다.
그는 호주제에 대해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릴 때는 합헌 의견을, 충남 연기·공주 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특별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릴 때는 위헌의견을 냈다. 통진당 해산 심판 때는 정부 측 대리인으로 나섰다. 통진당 해산 심판에 대해 그는 “해산 결정으로 분열됐던 국론이 상당히 진정됐다. 공산당 해산 이후 각종 후속 입법이 이뤄졌던 독일과 달리 별다른 입법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흥망유수』펴낸 권성 전 헌법재판관 “공자가 사치 심한 관중 왜 두둔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