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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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면에 관한 대통령께 드리는 건의서
글쓴이 헌변 등록일 1999-02-19
출처 조회수 1781

대통령께 드립니다

나라의 재건을 위해서 온 힘을 기울이고 계시는 대통령께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대통령께서 집권 1주년을 맞이하면서 3.1절을 기하여 획기적인 사면 권을 행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저희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은 이점에 관하여 몇 가지 의견을 개진하고자 합니다.

사면은 국민적 대화합을 위하여 필요한 제도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재판의 권위를 손상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만 인정되어야 할 예외적 제도입니다. 사면이 절대군주의 은전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이러한 교훈의 필요성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사면이 소위 양심수에 대한 복권의 형식으로 행하여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약 양심범이라는 이름이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질서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양심범을 기소한 검찰은 비양심 검찰이 되고 양심범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법원은 양심파괴법원이 되는 것입니다.

비양심 검찰과 양심파괴법원이 있는 곳에 법과 정의는 설 땅을 얻을 수 없습니다. 양심수는 재심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사면으로 다룰 사안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미전향 장기수에 대한 사면은 대한민국 존립의 기초와 관련된 중대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전향 장기수는 우리조국이 최고가치로 삼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자들입니다. 이들에게 형선고효과취소의 은전을 베푼다고 하는 것은 국가안위의 기저를 흔들어 놓은 결과를 야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준법서약의무까지 면제하여 줄 것이라는 풍문에 대하여는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재북 가족의 안위를 위한 조치라고 하는 해명에 대해서는 더욱 실망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조국의 안위와 개인의 안위는 평행개념이 아닙니다.현명하신 대통령께서 헌법수호에 걸맞는 사면권을 행사함으로써 이 땅을 정의와 평화의 터 위에 굳게 세워주실 것을 앙망합니다.
감사합니다.

1999. 0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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