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환경주의자』
이상돈
브레인북스 (446쪽)
임광규

제헌50주년 기념 심포지움시 인사말 1998.07.13

1. 50년전에 우리가 선택한'삶의 시스템'인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는 반세기의 험한 시련을 겪고서도 살아남아 오늘의 자유로운 사회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한반도에서 삶을 이루어 가는 우리는 아슬아슬한 패망의 고비를 간신히 넘기면서 언론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 재산권 보장과 자유창의의 기업활동을 기본으로 한 이 체제를 잃어 버리지 않았는데도, 오늘의 우리는 이를 특히 고마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당연지사 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찾아올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는 '눈뜬 자세'가 부족합니다. 바로 이 위기의식에서 저희 '헌법을생각하는변호사모임'을 발족케 된 것입니다.

2. 우리가 위기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그만한 '엎어진 수레바퀴의 자국'들이 역사 속에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엄연한 전체의 위기현실이 다가오는데도 바로 눈앞의 자기들 이익과 명분의 다툼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세입니다. 371년 전 정묘년에 북방기병대의 파괴력을 보고서도 이를 격파할 무기와 전술에 주력하여 다가올 위기현실에 대비하지 않은 우리 선인들은, 아까운 9년간의 세월동안 명나라를 숭배해야 한다는 명분을 지키는 방법을 따지다가 병자년에 나라가 패하면서 수많은 백성이 짓밟혀 죽었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업들의 구조조정, 금융기관의 평급상향, 국민세금을 혹심하게 축내는 각급정부, 공공기관의 효율향상에 주력해야 하고 헌법 제23조와 제119조의 이치를 확고히 지켜줌으로써 만이 늘어나는 외채와 떨어지는 경쟁력의 비극을 막을 수 있는데도, 근로자의 직장보호, 퇴출은행 직원들의 재고용,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신분보장 등의 명분을 누구도 감히 문제시 삼지 못하고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은 포퓰리즘에 편승하고 있습니다. 둘째, 헌법 제101조에 따라 사법부 판결이 최종적인 권위를 가져야 비로소 '법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집권자들은 헌법 제103조에 의하여 법관이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 판결이 '이른바 양심범'을 처벌하였다 하여 수시로 감형하고, 복권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사면권의 빈번한 사용이 '에누리되는 사법부 판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셋째, 1938년 봄에 나치가 수데텐 인민에 대한 체코정부의 테러, 가혹행위를 댇적으로 선전하고, 체코내 시민들의 동요를 이유로 나치가 질서유지 목적으로 개입한다고 협박할 당시 수데텐 인민들은 중부 유럽에서 가장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체코의 우방인 영국과 프랑스가 원만한 타협을 체코정부에 권유할 때 수데텐에서는 나치 스파이 헨라인이 주도한 폭동이 일어나고 히틀러의 수데텐 병합을 연합국은 인정하였습니다.

이 치욕의 '타협주의'가 결국 침략자에게 '침략 인센티브'로 된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입니다. 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키려는 세력에 대한 '현실적 억제력'은 우리헌법 체제가 훼손당하는 경우 확실하게 '단계적으로 대응타격'을 한다는 '침략디즈 인센티브'입니다. 헌법 제5조의 국가의 안전보장은 구호나 명분으로 되는게 아닙니다. 체코정부가 아무리 수데텐 인민에게 좋은 대우를 해주어도 침략자 나치는 약한 체코가 테러,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비난하는 선동언어에 굴하지 않았고, 폭동을 배후 조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3. '법치와 권력'을 주제로 오늘의 심포지움을 개최함에 있어, 포퓰리즘에 빠지는 권력이 얼마나 국민을 우매하게 대우하고 자유와 창의를 꺾을 수 있는가에 대하여, 침략과 폭동에 의연히 대처하지 못하는 집권자가 얼마나 국민을 비참하게 전락 시킬 수 있는가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자 하는 것입니다.

1998. 07. 13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회 장 정 기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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