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환경주의자』
이상돈
브레인북스 (446쪽)
임광규

기사 확대기사 축소

학교법인의 사단법인화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깊이 살펴주십시오
헌변

1. 국가에 바쁘신 국회의원님의 노고에 위로와 치하를 우선 드립니다.
최근 일부 의원께서 사립학교관계법을 고쳐야 한다면서 내놓으신 개정안에 관하여 건의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2. 학교법인은 재단법인의 특수한 형태이며 사단법인이거나 사단법인의 특수한 형태가 아닙니다.
재단법인 설립자는 법인목적, 자산규정, 이사의 임면방법을 명백하게 예상예정(豫想豫定)하고서 재산을 출연한 것이고(민법 제43조 제40조) 재단법인의 이사가 법인의 사무를 집행합니다. 총회의 결의로 법인사무를 결정하는 사단법인과는 다르다는 것(민법 제57조 제68조)을 명백한 법률약속으로 전제하고서 재산을 출연한 것이 재단법인입니다.
학교법인도 이와 같습니다. 학교법인 설립자도 법인목적, 자산액과 출자방법 등 자산규정, 이사의 권한 등을 명백히 예상예정(豫想豫定)하여 재산을 출연하고(사립학교법 제8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를 분명히 약속 받은(사립학교법 제10조) 것입니다.
학교법인 설립때의 이사가 예산결산, 정관변경, 임원임면, 교원임면, 설치학교의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을 집행한다는 것(설립때의 이사가 임면한 새로운 임원은 설립때의 이사와 같은 권한을 가짐)(사립학교법 제16조 제19조)을 명백한 법률약속으로 전제하고서 재산을 출연한 것입니다.
별도의 총회 같은 것의 결의가 학교법인의 위 사무집행을 사실상 대신하거나 별도의 총회 같은 것이 위원회를 선출하여 학교법인의 위 사무집행을 사실상 대신한다는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3. 그런데 일부 의원들께서 사립학교법, 초․중등교육법, 고등교육법을 일부 고치자하는 것은 학교법인을 사실상의 사단(社團) 내지 사단법인으로 만들자는 것입니다.

(가) 사립학교 운영의 목적에 추가하여, 굳이『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한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것은 사립학교의 수많은 관계자들이 사단(社團)에나 있는 사원권(社員權)을 행사토록 하겠다는 의도에 다름아닙니다.(제1조 관련)

(나) 사립학교 출연자의『명예를 기리기 위하여』인적사항과 출연재산을 정관에 기재토록 한다는 것은, 동창회의 기금에 출연을 많이 한 어느 동창정도로 취급하겠다는 의도에 지나지 않습니다.(제10조의 2를 신설하겠다는 것) 

(다) 학교법인 이사회로부터 사립학교교원 임면권을 박탈하여 교원 인사위원회의 제청과 학교장의 임면으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제53조의 2, 제54조의 4 관련)
교원인사위원회의 구성비율을 대통령령으로 임의로 조정할 수 있게 하고 있는데, 교사회 또는 교수회라는 사단(社團)의 사원(社員)들이 교원인사위원회를 구성하게 합니다.

(라) 학교법인 이사로부터 사립학교 사무직원의 임면권을 박탈하여 학교장의 임면으로 바꾸겠다는 것입니다.(제70조의 2 관련)

(마) 학교법인 이사로부터 학사행정에 관한 권한을 박탈하겠다는 것인데(제16조 관련) 이사회 기능 중 사립학교 경영에 관한 중요사항에서 학사행정을 박탈하면 남는 것이 실질적으로 별로 없습니다.

(바) 학교법인 이사로부터 예산의결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교묘한 방법을 입법하려하고 있습니다.(초․중등교육법 제32조 관련)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를 교원대표, 학부모대표, 지역사회 인사로 구성하여 사단의 사원권(社員權)을 행사하도록하고,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가 예산(학교헌장, 학칙, 결산, 교육과정운영, 교과용도서, 교육자료선정 등도 포함)을 심의(초․중등교육법 제32조)하여 그 결과를 제시하면 학교법인 이사회는 그 심의결과를『최대한 존중』해야하고, 그것과  다르게 시행하고자하면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와 관할청에 서면보고 해야하며, 이사회가 다르게 시행하는데 따로 굳이 정당한 근거가 있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관할청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60조 제61조 관련)
이렇게되면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의 예산『심의결과』는 실질적으로 예산의 의결(議決)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학부모 전체회의(또는 학부모 대표회의)가 사단(社團)으로서 학부모위원을 선출하고, 교직원전체회의 역시 사단(社團)으로서 교원위원을 선출하며(학교의 장은 당연직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의 평운영위원(平運營委員)이 되고 위원장이나 부위원장이 되지 못함), 또 학부모위원 및 교원위원 연석회의 역시 사단(社團)으로서 지역위원을 선출합니다.(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59조) 이 교원위원, 학부모위원, 지역위원이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라는 사단을 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학부모전체회의, 교직원전체회의, 학부모위원교원위원연석회의의 3가지 사단(社團)이 사립학교학교운영위원회라는 복합사단(複合社團)을 만들어 학교법인 이사회의 예산 기타 권한을 사실상 대신하겠다는 것입니다.

(사) 사립학교에 교수회(대학교의 경우), 교사회(초․중․고등학교의 경우), 학부모회(초․중․소등학교의 경우) 등 각 사단(社團)을 두어 교수, 교사, 학부모에게 사원권(社員權)을 행사토록 하려하고 하고 있습니다.(고등교육법 제15조 관련, 초․중등교육법 제20조 제31조 관련)
위 (다)항에 쓴바 같이 교사회, 교수회는 교원인사위원회를 구성합니다.

4.
(가)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인 사립학교를 실질적으로 사단법인화(이른바 민주화)하는 경우에 반드시 따르게 마련인 경영단위로서의 비능률(非能率), 낭비(浪費), 리더쉽부재(leadership 不在), 직원, 교원, 학교의 장을 포함한 전체 사원(社員)들의 문란(紊亂)과 게으름과 부패(腐敗)와 무책임성(無責任性)이 가져올 가공할만한 교육붕괴(敎育崩壞)는 또 다른 별도의 중요한 문제이므로 다른 기회에 그 문제점을 지적하기로 하겠습니다.

(나) 문제는 법률이라는 국가의 엄숙한 약속을 믿고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에 재산을 출연하여 사립학교를 경영하고 있는 설립자나 그 후계자인 이사들이 국가가 갑자기 법령을 고쳐 재단법인을 박제품(剝製品) 내지 유령화(幽靈化)시키고 대신 ① 학교운영위원회 ② 교사회(교수회) ③ 학부모회 ④ 직원회 ⑤ 학부모전체회의 ⑥ 교직원전체회의 ⑦ 학부모위원교원위원연석회의 등 사원권(社員權)을 행사하는 사단(社團)들(②③④⑤⑥) 및 복합사단(複合社團)(①⑦)을 만들어 그들의 사원권에 의하여 사립학교를『이른바 민주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려는 사태에 처하여,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약속은 지켜야한다(pacta sunt servanda)』의『최고의 법정신』을 믿을 수 없게되면 그 사회는 붕괴되기 시작합니다. 헌법 제23조의 재산권보장의 정신은 신뢰이익이 보호되어야 비로소 실시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재산을 가진 당사자가 국가의 약속을 믿고 재산을 출연하여 활동하는 법률상 권익(權益)은 반드시 보호해야 하는 이치입니다.
공법상의 성격인 수리권(水利權) 하천점용권(河川占用權)이 보호되는 이유도 당사자인 국가 사회의 약속, 관행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을 설립하여 다음 세대의 교육을 위하여 기량(器量)과 선의(善意)를 행사하도록 규정한 사립학교법의 법률약속을 믿고 많은 재산을 출연한 설립자들과 그 후계이사들의 사립학교 경영에 관한『법률상 권익(法律上 權益)』내지『운영권(運營權)』을 사립학교의 사단법인화(社團法人化)로 빼앗아간다면 앞으로 누가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을 설립하겠습니까.
선의의 기부행위를 이런 식으로 약탈한 이후의 사회신뢰 붕괴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질 것입니까.
만약에 굳이 재산출연자와 그 후계자의『법률상 권익』내지『운영권』 을 빼앗고자 한다면 그 이익신뢰(利益信賴) 내지 법익약속(法益約束)을 배신(背信)하여 위반한 국가는 재산출연액에 관련하여 배상을 해야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막대한 재산을 출연하여 설립한 재단법인 또는 학교법인에 대하여 갑자기 국가가 사단 내지 사단법인화 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부터 미리 알려주었더라면 현재의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 설립자들은 그런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에 막대한 재산을 출연하지 않았을 분들이 대다수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라) 도덕적으로도 정직하지 못하고 배신적인 일을 국가가 하고 있는 것일뿐 아니라 먼 훗날 사립학교가 소멸되고 국민의『능력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헌법 제31조)의 토대를 없애는 조치가 될 것입니다.
시민들은 국가가 독점하거나 사립학교를 사실상 징발하여 강요하는 공교육을 받지 않을 자유가 있습니다. 자유롭게 배우고 가르칠 사교육의 자유를 과격하게 제한하는 것은 학문의 자유(헌법 제22조) 행복선택의 자유(헌법 제10조)를 유린하는 것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사립학교 이사들이 게으르고 부패한 것은, 일부 교사들 일부 교수들 일부 학부모들이 게으르고 부패한 것이나, 기타 사회 각 계층 일부가 나태하고 부패한 것과 대비하여 인간의 본성상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이것은 형법을 집행하는 사법당국과 감독을 하는 관할행정당국의 직무로 대처하는 것이 근대법치국가의 시스템입니다.
사회주의사회가 배급(配給)과 홍위병의 군중비판과 관료통제(官僚統制)를 아무리 강화하여도 자유경쟁사회보다 더 게으르고 더 부패해졌다는 역사의 증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교육사회주의의 방식을 더욱 강화하여, 학부모들의 고등학교선택권을 박탈하여 학군식(學群式) 학교배급(學校配給)을 하면서, 고등학교들의 학생선택권을 박탈하여 학생배급(學生配給)을 받도록 하면서, 학교내 피용자들(被傭者)인 교사와 직원 및 학교배급소의 수혜자들인 학생과 학부모로 하여금 학교법인 운영자인 이사직의 점령과 권한탈취(權限奪取)를 하게 하여도, 교육부 관료로 하여금 학교법인 이사들의 운영권을 제약(制約)하고 이사자격박탈권행사(理事資格剝奪權行使)를 아무리 강화하여도, 자라나는 다음 세대는 더 게으르고 더 많이 부패한 교육붕괴의 현장에서 게으르고 투쟁하는 것만 보고자랄 것입니다.
학교법인들이 국공립학교 또는 다른 학교법인들보다 더 많은 학부모들과 더 많은 학생들과 더 많은 직장으로부터 선택과 평가를 받으려고 경쟁하는 교육현장이 훨씬 덜 게으르고 덜 부패할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사단법인이 되어버린 사립학교 안에서 교사들은 교사동료들 사이의 득표경쟁에 큰 관심을 두고, 탁월한 교사는 모난 돌로서 징을 맞을 것이며, 국가예산 몇% 이상을 교육에 돌리라는 정치투쟁에 상당히 단결할 것이고, 수업일수는 5일 내지 4일로 줄이고 교사 1인당 수업시간 줄이라고 노동운동할 것입니다. 교사들은 자기가 가르친 제자가 우수하게 되는데 별로 인센티브가 없을 것이고, 변화하는 추세에 맞추어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또 전력을 기울이는 가르침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보수의 차등이 되지 않도록 투쟁할 것입니다. 교사들이 교재선택을 하는데 관련교사는 교재납품업자들의 로비를 받아 일부 부패할 것이며, 내신평가를 잘해달라는 촌지를 받아도 이제는 감시의 눈이 약해집니다. 영어회화도 못하는 영어교사들은 학생들이 싫어해도 육십몇세까지 신분보장을 받을 것입니다.
일부 학부모들이 개별적으로 자기 아들딸의 상대평가를 높여 달라고 교사들에게 뇌물이나 촌지나 로비를 하는 비행이 횡행하여도 이를 제지하고 감독할 사람이 거의 없게 됩니다. 학교장이나 학교법인 이사회는 사단(社團)안의 각축(角逐)하는 세력들 앞에서 무력하게 되었으므로 팔짱을 낄 것입니다. 학부모들은 다수결로 우수한 학생에 대한 학교의 격려를 금지시킬 것이고, 모든 학교들 사이의 내신성적 신뢰도를 똑같이 취급하라고 평등을 요구할 것입니다. 학생들은『졸업장』을 타기 위하여 강제할당된 학교에 적을 두고는 있으나『실력(實力)』과『진짜 성적(成績)』은 다른 곳에서 쌓아야 한다고 믿는 2중생활을 계속할 것입니다. 자기 자녀의 수월성(秀越性)을 추구하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발을 구르다가 검정고시의 길을 더듬거나 심지어 이민가려고 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의 기구는 공무원들을 더 채용하게되고 학교교원노동조합원들 중에는 수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노동조합전임교사들이 등장하여 교육사회주의 강화를 위하여 진력하게 될 것입니다.

5.
(가) 굳이『이른바 민주적 운영』이 그렇게 좋다면 새로 사단법인 ○○학원이 가능하도록 실험학교를 만들어 보시기를 권해보고 싶습니다.
사단법인 ○○학원은 예건데 교사들과 학부모들 약 1,000명으로 구성하여, 교사전체회의와 학부모전체회의가 서로 협의하여 사단법인 이사장, 이사들을『민주적』으로 선출하고 예산도 총회에서 의결하고 학교헌장, 학칙, 교육과정운영, 교과용도서, 교육자료선정, 교장임명, 교원직원임명과 징계를『민주적』으로 하게 하면 가장 솔직한『민주적』사립학교가 될 것입니다.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이라는 법의 약속을 믿게하여 막대한 재산을 출연한 이사들의 운영권을 빼앗아서 사실상의 사단(社團)을 만드는 방식보다 그것이 더 정직하고 떳떳한 방법 아닐까요.
사단법인 ○○학원을 만들어서 모든 권력은 교사와 학생들(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로부터 나오도록 하는 방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 현실결과를 관찰하고 나서, 재단법인 내지 학교법인을 사단화(社團化)하는 것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사단법인 ○○학원을 제도로 만들려면 나중에 어떤 결과는 차치하고라도 당장 돈은 누가 댈 것이냐는 문제에 부딪칠 것입니다.『민주적』으로 하려면 권한과 함께 책임도 부담하여야하므로 교사들과 학부모들 약 1,000명이 회비를 거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회비를 안내겠다는『책임없는 권한』만의 주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셔야 할 것입니다. 회비를 거두지 못하겠다면 국가더러 사단법인 ○○학원의 모든 경비를 내놓으라고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사립학교는 모두 없애고 국가교육만 남게 됩니다. 사회주의체제나 나치독일체제에서처럼 사립학교가 없어진 다음의 교육을 예상해 보신일 있습니까.  

(나) 우리 교육이 전면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하여 훗날 이를 깨달았을 때 국제사회에서 이미 낙후된 우리나라를 발견하고 있을 것입니다.
교육사회주의, 그리고 사립학교를 운영하겠다는『재산출연자들의 고갈』이 그 원인으로서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깊은 검토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공공의 토론을 위하여 공개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001.        3.         7.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회  장     정    기     승

[ 2001-03-07, 00:00 ] 조회수 : 5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