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환경주의자』
이상돈
브레인북스 (446쪽)
임광규

국민연금 도시자영자 확대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안 종 범(성균관대 경제학교수)

Ⅰ. 서론

  국가가 개인의 노후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를 공적연금제도(Public Pension System)이라 하고 이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의 제도는 국민연금제도이다. 국민연금제도는 기본적으로는 노령으로 인한 소득기회의 상실이나 장해발생, 조기사망 등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기능, 재분배기능, 그리고 저축기능을 동시에 담고 있다. 가입자로부터 근로기간동안에 보험료를 납부 받아 퇴직 후 연금을 지급하는 보험기능과 소득계층간 연금지급액에 있어서 재분배 해주는 기능 그리고 가입의 의무화하여 보험료를 납부하게 하는 강제저축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88년 5인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국민연금제도를 도입하였고 1995년부터는 농어촌지역 자영자에게까지 확대하였고 1999년부터는 도시지역자영자와 5인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까지 적용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의 국민연금제도는 이제 도입된지 10년이 지났고 본격적인 연금지급이 시작되는 2008년까지는 10년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국민연금제도에 대해 한마디로 불신과 불만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 한때는 국민연금제도가 그동안 쌓아두었던 기금이 조만간에 고갈된다는 불신을 갖기도 했고, 최근 도시자영자에게로 확대되어 소득신고를 받으면서 자영자로부터는 소득노출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강한 불만이 표시되기도 하였고 그리고, 기존 가입자인 근로자들로부터는 자영자로의 확대에 따른 피해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사실 국민연금제도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갖는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데 보다 큰 문제가 있다.

  첫째, 국민연금제도의 재정위기는 정부가 적립한 기금을 잘못 운영했다기 보다는 제도도입당시 잘못 설계되었기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다. 도입당시 조금내게 하고 많이 주자는 정치논리가 작용한 결과 본격적인 연금지급이 시작되는 2008년이후 25년만인 2031년이면 40여년간 적립하던 기금이 고갈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가입자가 평생동안 납부한 보험료보다 퇴직후 받게되는 연금수급액이 평균적으로 두배이상에 달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갖고 출발함으로써 파산이 당연한 구조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둘째, 도시자영자로의 적용확대역시 자영자의 소득파악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현실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시도됨에 따라 확대적용대상자인 자영자 뿐만아니라 기존가입자인 근로자들로부터도 강한 반발이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글에서는 이와같이 심각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제도가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Ⅱ. 국민연금제도의 구조적 문제점

1. 장기적 재정불안정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재정추계결과에 의하면 본격적으로 완전노령연금의 지급(20년 가입)이 개시되는 2008년까지는 연금기금이 지속적으로 누적될 것이나, 2008년 이후에는 연금급여지출이 급격히 증가하여 2020년에는 당해년도 재정수지 적자가 시작되고 2031년에는 적립기금이 완전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같은 재정불안정은 [저부담 고급여] 급여체계 및 급속한 인구구조의 노령화에 기인한 것이다. 인구구조의 노령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의 노령화의 심각성을 잘 파악할 수 있다. 전인구 대비 65세이상 인구의 비율은 2000년에는 7%를 넘어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하고, 2022년경에는 14%를 넘어서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표 1>에서 보여지듯이 국민연금 수급연령인 60세이상 인구의 비율(노인부양비율)은 15세∼59세 인구대비 1997년현재 14.6%이던 것이 2030년에는 46.0%, 2050년에는 55.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우리나라의 노령화율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노령화 속도에 있어서 만큼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즉, 65세 이상의 노령인구 비율이 7%에서 14%로 되는 기간이 영국은 45년, 프랑스는 115년, 서독은 45년, 스웨덴은 85년이 걸린데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22년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노령화의 심각성에다 우리의 연금제도의 구조적 문제가 더해져서 연금재정의 위기는 불가피해 졌다고 할 수 있다.

구분

1997

2000

2010

2020

2030

2040

2050

65세이상인구 비율 60세 이상 인구비율

6.3
9.9

7.1
11.0

9.9
14.2

13.2
20.1

19.3
26.5

23.5
30.2

24.6
30.2

노인부양비율 실질노인부양비율

14.6
23.8

16.4
26.5

21.6
35.1

32.1
52.3

46.0
74.8

55.8
90.8

55.6
90.4

주1)노인부양 비율=(60세이상 인구/15~59세 인구)x100
2)실질노인부양비율=(60세이상 인구.취업자 수)x100
자료: 국민연금관리공단, 통계청, 장래인구 추계, 1996

2. 과다한 재분배 기능

  서론에서 언급하였듯이 국민연금제도의 구조상 갹출료에 비해 급여수준이 너무 높다. 40년 가입한 평균소득자의 경우 국민연금급여의 소득대체율은 70%로서, 대부분의 서구복지국가의 급여수준(미국 41.4%, 일본 49.7%, 캐나다 40%, 프랑스 50%, 독일 60% 등)을 상회할 정도로 급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어 있다. 또한, 현재 60세로 규정되어있는 국민연금의 지급개시연령이 서구국가보다 매우 빠른 편이어서 퇴직의 촉진, 연금재정 악화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표 3>참고).

국가

완전수급연령

국 가

완전수급연령

남성

여성

남성

여성

오스트레일리아

65

60

이태리

61

56

오스트리아

65

60

일본

국민:65
후생:60

국민:65
후생:59

벨기에

65

65

네델란드

65

65

캐나다

65

65

스페인

65

65

노르웨이

67

67

스웨덴

65

65

프랑스

60

60

영 국

65

60

독일

65

65

미 국

65

65

자료 : Social Security Adminstration, Social Security Program Throughout the World-1995, 1995현행 국민연금제도의 연금구조하에서는 세대간 소득재분배측면과 소득계층간 재분배측면 모두 과도하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국민연금 급여산정에 있어서의 세대간 그리고 임금계층간 재분배기능은 내부수익율의 분석을 이용하여 살펴 볼 수 있다. 내부수익율은 각 가입자가 총가입기간 동안 갹출한 갹출금의 현재가치와 퇴직후 받게 되는 기대연금수급액의 현재가치를 일치시키는 일정한 연평균 실질이자율의 개념을 말한다. 즉, 내부수익율이 클수록 갹출부담액에 대한 상대적 연금혜택이 높아지게 되며 이러한 내부수익율의 계층간 및 세대간 분포를 통하여 소득재분배 효과를 파악해 볼 수 있다.

<표4 내부 수익률의 분석> (단위: %)

88년 <당시연령 /td>

배우자 혜택 불포함

배우자 혜택 포함

15세

7.8

6.6

5.5

8.1

7.0

5.9

20세

7.9

6.7

5.6

8.4

7.2

6.1

25세

8.6

7.3

6.0

9.1

7.8

6.7

40세

12.4

8.3

7.1

13.4

9.6

8.5

45세

15.2

9.7

8.1

16.3

11.2

9.7

자료: 민재성외 3인, {국민연금제도의 장기적 재정안정화를 위한 정책과제와 대책}, 한국개발연구원, 1991. 12.

<표 4>에서 보여지듯이 내부수익율을 기준으로 할 때 도입초기세대들의 갹출료 부담에 대한 상대적 연금혜택은 후기세대보다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연금재정의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의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한편, 국민연금 보험료는 1988년 연금도입시 3%로 시작하여 5년간격으로 3%씩 증가시켜 9%까지 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9%의 보험요율은 서구국가의 보험료 수준과 비교해 볼 때 현저하게 낮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표 5>참고).

<표5>서구국가의 공적연금의 보험요율

국가

보험요율(%)

국가

보험요율(%)

오스트레일리아

없음

이태리

29.64

오스트리아

22.80

일 본

16.5

벨기에

16.36

네델란드

25.78

캐나다

5.40

스페인

28.30

노르웨이

22.0

스웨덴

20.03

프랑스

16.25

영 국

22.20

독 일

18.60

미 국

12.40

자료 : Social Security Adminstration, Social Security Program Throughout the World-1995, 1995

  국민연금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를 요약하면 설계시 가입자가 근로기간중에 납부한 연금갹출료의 현재가치보다 퇴직후 받게 될 기대연금급여액의 현재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것이다. 현 퇴직자(초기세대)의 기여금의 현재가치 대비 급여의 현재가치의 비율은 2.3배 수준으로 이러한 높은 급여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후세대의 기여금 적립금을 앞당겨 써야하며, 이에따라 기금고갈은 필연적인 것이다. 결국 현재의 체제가 유지될 경우,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적립기금의 고갈로 2050년경에는 부과방식으로 전환되어 보험요율을 25%정도까지 높여야하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와같이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는 외형상으로는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하여 각 개인이 미리 저축하여 둔다는 적립방식에 기초하고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자신의 노후생활에 필요한 많은 비용을 차세대로부터 보조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와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1997년 국민연금개선기획단을 구성하고 국민연금제도의 개선안을 마련하였다. 즉, 국민연금재정의 장기적 안정화를 위해서는 적정 연금보험료 연금급여, 연금수급개시연령 등에 대한점에서 기획단에서는 급여율을 70%인 것을 40%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연금수급연령은 2013년 이후 5년마다 1세씩 조정하여 2033년에 65세가 되도록 하는 안을 권고하였다. 나아가 보다 근본적으로 단일 국민연금체계를 기초국민연금과 소득비례국민연금의 이층체계로 분리하는 안을 권고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기획단의 권고안은 65세로 연금수급연령을 단계적으로 조정한다는 안을 제외하고는 1998년 법개정에 반영되지 않았다. 최종적으로 통과된 법에 따르면 기존의 단일 연금체계하에서 급여율을 60%로 조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재정위기를 극복하고자 한 기획단의 안이 반영되지 않으므로서 법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정위기의 불씨는 남아있게 되었다.

Ⅲ. 국민연금제도 도시자영자 확대의 문제점

1. 국민연금제도 확대에 따른 신고현황

  1998년 법개정으로 국민연금제도는 도시지역자자영자와 5인미만사업장 근로자에게가지 확대되어 전업주부를 제외한 전국민이 적용대상자가 되었다. 국민연금이 도시 자영자계층으로 확대되는 일단계 조치인 가입대상자들의 소득신고가 지난 4월 15일로 마감되었고 조만간 보험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일제신고 마감결과 총 신고 대상자 10,140천명의 98.3%인 9,969명이 신고 완료하였고 이중 적용제외자 1,131천명을 제외한 8,838천명의 실적용대상자이며 이중 45.5%인 4,035천명이 보험료납부대상자이다. 나머지 54.5%인 4,813천명은 보험료납부예외자이다.(<표 6>참조)

신고대상자

신고자(A)

적용제외자(B)

가입자

소득신고

납부예외

10,140

9,969(98.3)

1,131

8,838(100)

4,025(45.5)

4,813(54.5)

  납부예외자중에서는 실직 및 휴·폐업자가 73.1%에 달하고 그 나머지는 23세 미만의 학생, 군인 등으로 구성된다. 이와같이 납부예외자의 비중이 54.5%에 달하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준비가 소홀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실직자중 고용보험수혜자는 노동부에서, 학생은 교육부에서 그리고 군인은 국방부에서 인적사항을 관리하고 있음에도 부처간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급히 실시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99년 2월 신고안내서가 발부되면서 상당한 불만이 이들로부터 나왔다는 점에서도 준비소홀로 인한 문제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신고소득의 분석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관리공단은 99년 4월15일 마감된 신고소득을 분석·평가한 자료를 발표했다. 도시 지역 주민은 소득활동 형태와 업종이 다양하므로 신고소득의 내용을 소득활동 형태, 업종별로 분류하여 각각의 특성에 맞게 분석·평가하였다. 소득활동형태별로 다섯 개의 유형으로 분류하여 신고소득을 평가하였는데 그 유형은 다음과 같다.

·Ⅰ유형 : 사업자등록을 하고 과세소득이 있는 자영자
·Ⅱ유형 : 사업자 등록을 하였으나 과세소득이 없는 과세특례자영자
·Ⅲ유형 : 구멍가게· 노점상 등 사업자 등록의무가 없는 영세상인
·Ⅳ유형 : 5인 미만 영세사업자 근로자 등
·Ⅴ유형 : 임시직·일용직·시간제 등 불안정 고용근로자

<표 7> 소득활동형태별 소득신고자수 및 평균신고소득

구분

유형1

유형2

유형3

유형4

유형5

신고자수(천명)

4,025

707

939

1,181

683

560

평균신고소득(천원)

842

1,202

876

750

745

643

※가입자 구성 : 자영자 51% (Ⅰ, Ⅱ, Ⅲ유형), 근로자 49% (Ⅳ, Ⅴ유형)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이 어려운 현실여건하에서는 신고소득 수준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명확한 잣대가 없으므로 이번 국민연금 도시지역 가입자의 신고소득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참고할 수 있는 비교자료로서 국세청의 과세소득자료, 통계청의 업종별 조사소득자료 그리고 의료보험의 보험료부과자료 등 인데 이중에서 앞의 두가지 자료를 토대로 유형Ⅰ과 유형Ⅱ의 신고소득수준을 <표 8>과 <표 9>에서와 같이 비교할 수 있다.

  이번 신고소득수준을 위의 공적자료와 비교해 보면 유형Ⅰ가입자 (사업자등록자로서 과세소득이 있는 자영자)의 평균신고소득수준은 국세청 평균과세소득의 144.2%, 통계청 업종별 평균 조사소득의 80.1%로 나타나고 있어 이들 공적자료만으로 비교할 경우에는 낮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유형Ⅱ가입자 (사업자등록자로서 과세소득이 없는 자영자)의 평균신고소득은 유형Ⅰ가입자 평균신고소득의 73%수준이나 이들은 같은 업종 중에서도 과세특례자이므로 소득수준이 유형가입자에 비해 실제로 낮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유형가입자 중 공적자료와 비교하여 낮게 나타나고 있는 일부 업종의 신고소득수준에 대하여는 국민정서상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형 I과 유형 II의 경우 "업종별"로 신고소득을 과세소득 및 조사소득으로 각각 비교하고 있는데 "신고소득"의 규모를 기준으로 과세소득 및 조사소득대비 신고소득의 비율을 조사할 필요도 있다. 왜냐하면 동일 업종내에서도 소득의 편차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별로도 차이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업종별 소득파악결과를 기초로 결론을 유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유형 I의 경우 상위업종에서는 신고소득이 과세소득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중위 및 하위업종에서는 과세소득에 비해 신고소득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 이유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유도할 수 있다. 상위업종은 세무당국에 보고한 신고한 과세소득에 최대한 가까이 신고하였다는 것은 세무당국에게 실제

  소득을 노출시키기를 기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중,하위업종이 과세소득보다 높은 신고소득을 보인것은 세무당국을 상위업종보다는 덜 의식하고 신고권장소득과 과세소득의 중간정도로 신고한 경향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이들도 차후 점차 과세소득에 근접하게 신고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대부분 사업소득자들이 신고소득은 과세소득에 근접해 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과세소득으로 소득파악을 단일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순수 소득신고자에게 보험료 납부고지서가 발부되어 보험료 납부가 행해지고 이 과정에서 순수 소득신고자와 납부예외자에 대한 소득심사가 행해지면서 다시금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수년간은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는 실질적인 가입자는 250만 전후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나마 납부하는 가입자마저도 자신의 실제소득에 입각해 성실하게 신고납부하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3. 기존가입자와의 형평성문제

  확대적용되는 도시자영업자는 일부 계층을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신고소득이 낮아 기존가입자에 비해 세대내재분배의 혜택이 크게 될 것이다. 자영자의 약 70%정도가 사업장가입자 평균소득 144만원(28등급)미만으로 신고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제소득보다 하향신고한 자영자는 세대내재분배기능이 강한 현재의 연금구조하에서는 수익율상 유리하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더구나 세대간 재분배측면에서도 실제소득보다 낮게 신고한 자영자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즉 후세대들로부터 막대한 소득을 이전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도시 자영자 전체가 받는 소득이전 금액은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라는 점에서 연금재정과 거시경제 성과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여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Ⅳ. 국민연금제도의 개혁방향

1. 세계적 연금개혁동향

(1) 칠 레

  칠레의 경우 1981년에 부과방식의 공적연금제도를 대신하여 세계은행의 개혁안이 제시하고 있는 방향의 제도개혁, 즉 연금제도의 민영화를 실시하였다. 칠레가 도입한 연금체계하에서는 모든 근로소득자가 민간에 의해 경쟁적으로 운영되는 연금기금들 중 하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여 임금(일정 상한 존재)의 10%를 적립해야 한다. 또한 급여액은 자신의 적립금에 연금회사의 투자수익을 합한 금액이 되는데 칠레가 도입한 연금제도는 지금까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그동안 연금기금의 평균실질수익률은 14.7%이었음). 칠레의 신연금제도는 완전적립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즉, 가입자가 민간회사(AFPs)를 선택하여 연금계좌를 개설하고 2,000달러까지 급여의 10%를 보험료로 납부한다. 또한, 연금액은 적립금과 투자수익에서 수수료를 뺀 액수로 결정되고 정부는 구연금제도에서 신연금제도로 전환하는 사람들에 대해 인정채권을 발행하여 연금계좌에 예치하도록 하고 퇴직시 인정채권을 상환하고 있다. 칠레정부는 연금가입자들에게 최소연금을 보장하는 한편 AFP의 투자수익율이 일정수준을 유지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평균수익율의 ±50% 또는 ±2% 포인트를 각 AFP의 수익율 상·하한선으로 책정하고, AFP가 상한선 이상의 수익을 올렸을 때는 수익기금(portability reserve)에 잉여수익을 예치하고 하한선 이하의 수익을 올렸을 때는 부족분을 수익기금에서 인출하도록 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구제도의 급여지출은 지속되는 반면 많은 가입자들이 신제도로 옮겨감에 따라 보험료수입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인정채권의 상환에도 정부재원이 소요되었기 때문에 구제도에서 신제도로 이행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긴축재정을 운영하고 있다(96년 정부저축은 GDP의 5.6%).

  칠레의 경우 연금개혁의 결과 자본시장의 발달 촉진, 민간저축 증대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었다고 평가된다. 남미국가들 가운데 칠레만이 큰 어려움 없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연금제도 개혁에 기인한다고 인식되며,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페루는 칠레와 유사한 연금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측면으로는 수수료가 아직 높은 수준에 있고(보험료의 10%), 장기적으로 각종 정부보조가 증대될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최소가입기간인 20년을 채우지 못한 가입자들에 대한 최소연금의 보장 역시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2) 일본

  일본은 1985년 전국민 공통적인 일원적 제도화, 실질적인 전국민 연금화, 여성연금권 확보, 장해연금 충실화, 연금재정 안정성 확보, 연금수급요건 강화, 연금급여 및 부담의 균형확보 등의 필요성에 따라 제도의 장기적 안정과 세대간·세대내 공평성 확보를 목적으로 기초연금을 도입하고, 급여수준과 부담 적정화 및 주부연금권을 확립하는 제도개혁을 단행했다. 또한, 1994년에는 고용과 연계된 연금제도의 구축(고령자 고용촉진)과 근로세대 부담의 경감(연금수급세대의 급부와 현역근로세대의 부담간의 공평성 도모)을 목표로 새로운 개혁을 단행했다. 개혁내용은 첫째, 후생연금의 정액연금 수급개시연령의 60세에서 65세까지의 단계적 상향조정을 위하여 60∼64세의 후생연금수급자에 대하여 부분연금제도를 도입했다. 둘째, 취업의욕 고취를 위하여 임금과 연금의 합계액이 임금의 증가와 함께 증가할 수 있도록 재직노령연금을 개선했다. 셋째, 명목소득 기준 슬라이드제에서 세금 및 보험갹출료를 납부한 후의 순소득에 기초한 슬라이드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상여금에 대한 보험료를 부과(1%)하고 보험요율을 인상하여 급부와 부담간의 균형을 확보했다. 넷째, 육아휴업중 보험료를 면제하는 등 여성과 아동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실시됐다.

(3) 미 국

  미국은 노령화의 진전으로 연금(OASDI)재정위기를 맞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6년 Social Security Advisory Council에서 3가지 사회보장개혁안을 설정하고 논의중에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MB(Maintenance of Benefits Plan)안은 기존 연금도(OASDI)의 골격은 유지한 채 수급연령조정 등의 구조개선을 시도한 것으로 OASDI Trust Fund의 자산중 40%를 민간에 투자하는 방안이다.

  둘째, PSA(Personal Security Account)안은 60년 전통의 연금제도의 기본골격에서 완전히 탈피한 안으로 사회보장세(FICA Payroll Tax: Federal Insurance Contribution Act Payroll Tax)의 50%나 임금의 5%를 개인보장계좌(PSA)에 투자하도록 함고 나머지 반의 사회보장세는 정액급부의 재원으로 충당하는 즉, 정액의 기초연금과 PSA로부터의 소득비례연금으로 이원화는 방안이다. 셋째, IP(Individual Account)안은 칠레의 개혁방식과 유사한 방안으로 FICA Payroll Tax 전체를 IP에 투자하고 이로 부터 연금을 수급하는 방식으로 연금제도를 완전히 민영화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4) 세계은행의 개혁권고안

  세계은행(World Bank)은 95년 [Averting the Old Age Crisis]라는 보고서에서 노령화 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세계 각국의 공적연금제도의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새로운 연금모형을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급속한 노령화의 진전으로 향후 50년간 공적연금지출이 세계 모든 지역에서 크게(지금의 2배 이상) 늘어나게 되어 연금위기에 봉착될 것이며, 이에 따라 후기세대의 연금부담은 크게 늘어나 세대간 형평성의 문제가 생길 뿐아니라, 과중한 조세/보험금부담으로 저축감소, 조세회피 및 조기퇴직 등의 부작용이 확대될 것임을 경고했다. 그러나, 후발개도국의 경우 고령화 속도가 빨라 이러한 위험성이 더욱 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이 이미 위기에 봉착된 선진국 연금모형을 그대로 답습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또 대부분의 국가들이 공적연금제도를 부과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자본축적 및 경제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적립방식으로 운영할 경우에도 기금의 정부부문 강제차입으로 민간운영의 경우에 비해 수익율이 현저히 저하되어 연금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세계은행에서 제시하는 연금제도개혁의 기본모형은 기존의 공적연금이 담당하던 저축 및 소득재분배 기능을 분리시키고, 재분배기능을 담당하는 기초연금과 저축기능을 담당하는 민간 강제적용연금 그리고 자발적 민간연금 및 저축가입으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3층보장체계(three pillars)를 확립하는 것으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층보장체계는 기초연금으로서 모든 국민의 노후 최저생활수준을 보장하고 정액연금이나 최저연금보장등으로 소득재분배 기능을 수행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운영하는 것으로 강제적용되며, 기금오용의 방지를 위해 부과방식으로 운용하고, 조세형이 바람직 하다.

  둘째, 2층보장체계는 소득비례연금으로서 노후대비 강제적 저축기능을 수행하며, 보험수리적 균형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강제적용 되는 것이지만 그 기금은 적립방식으로써 법으로 규제하여 개인연금이나 직종(기업)연금의 형태로 민간금융기관에서 운용한다.

  셋째, 3층보장체계는 추가 소득비례연금으로서 자발적 가입원칙을 원칙으로 임의적용되며, 1·2층 보장에 대한 추가적 저축기능을 수행한다. 기금은 적립방식으로 민간의 자율적 운영을 허용한다.

2. 2층 국민연금제도의 도입

  국민연금개선기획단에서 권고했고 세계은행과 선진국에서 지향하고 있는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구성되는 이층연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행 국민연금 급여산식에서 균등부문과 소득비례부문을 분리하여 균등부문을 기초연금화하여 18세이상 전국민이 가입토록 하고(1인 1연금체제), 소득비례연금에는 별도의 소득이 있는 자만이 가입토록 하여 이원화해야 한다. 기초보장 및 소득재분배 기능을 담당하는 기초연금은 부과방식을 원칙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연금급여는 정액으로 지급하되, 가입기간에 비례하도록 해야한다.

  기초연금보험료의 경우 자영자의 소득을 정확히 추정할 수 없는 도입초기에는 정율과 정액을 동일 비율로 적용하되, 점차 정율보험료로 전환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연금보험료를 납입하기 어렵다고 인정된 자는 보험료의 납입을 면제하되 가입기간 산정시 해당기간의 1/3만을 가입기간으로 인정하거나 연금수급시점의 소득수준 등을 감안하여 가입기간을 인정·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기초연금보험료는 사회보장세의 신설 등 조세형으로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조세형의 장점은 보험료 부과를 위한 추가적 소득파악이 불필요하므로 행정관리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것과, 간접세 방식 등 소득 대신 지출을 주된 베이스로 할 경우 피용자·자영자간의 비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초연금 급여를 위하여 현행 연금보험료와 별도로 기초연금 보험료를 부과하고 현행의 연금보험료는 소득비례연금의 보험료로 해야한다. 즉, 현행의 국민연금기금과는 별도로 기초연금을 위한 지불준비금적 성격의 기금을 설치하도록 하고, 기존의 국민연금기금은 소득비례연금을 위한 기금으로 해야한다.소득비례연금은 각 가입자의 자구적 노후소득보장수단의 제공을 목표로 보험원칙에 따른 강제저축기능을 수행하도록 완전적립방식에 가깝도록 운영하며 강제저축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적립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장기자본축적에 기여할 것이다.

  현재 최고소득등급간의 연금보험료 부과소득기준은 최저소득등급 부과소득기준의 16.4배에 이르고 있다. 이는 선진외국의 2∼4배 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최저소득기준이 최저임금수준 보다 낮으므로 최저소득기준을 상향 조정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등급을 45등급 기준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소득의 상승 등에 신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므로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최저소득과 최고소득을 설정하고 등급기준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예: 최저소득: 평균소득의 1/2, 최고소득: 평균소득의 3배).

  뿐만아니라 연금급여수준도 노후소득보장에서 공적연금의 역할분담, 장기적인 연금재정의 영향, 세대간 소득재분배의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새롭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3. 도시지역자영자 문제의 해결

  단기적으로는 도시지역자영자에게 적용되는 국민연금제도를 과도기적으로 기존가입자와 구분하여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하여 새로운 가입자의 제도 참여에 따른 기존의 국민연금 가입자의 불이익 소지를 없애고 자영자에게 적합한 연금체계로의 개편시 생길수 있는 제도조정의 문제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자영자에게 국민연금을 적용하는 외국의 경우도 대부분 국가들은 소득파악이 필요없도록 정액갹출을 하거나 근로자와 분리운영을 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표 10>에서와같이 외국의 자영자에 대한 국민연금 적용방법을 보면, 대부분의 국가에는 소득파악이 필요 없는 적용확대방법을 채택하고 있으며(유형Ⅰ), 소득파악을 전제로 하는 국가인 경우에도 근로자와 분리하여 적용하거나(유형Ⅱ), 혹은 파악이 가능한 일부 자영자에 대해서만 근로자와 통합운영(유형Ⅲ) 하고 있다. 유형Ⅰ의 국가로는 영국, 일본, 캐나다 등이 있는데, 이들 국가는 자영자에 대하여 보험료를 정액으로 징수하거나 국고에 의하여 조달하고 있다.(영국은 고소득 자영자에게만 국세청을 통하여 소득파악). 유형Ⅱ의 국가로는 프랑스와 독일이 있는데, 이들 국가들은 소득재분배요소가 약하여 소득하향신고에 따른 소득재분배의 우려가 거의 없고, 더욱이 직역별로 별도 관리함으로써 근로자와 자영자간 재분배 왜곡의 여지는 전혀 없다. 유형Ⅲ의 국가로는 미국과 스웨덴이 있는데, 이들 국가는 소득재분배 요소가 강하면서도 근로자와 자영자를 통합하여 관리하고 있음. 그러나 이들 국가는 소득파악이 가능한 자영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적용확대하거나(미국), 경제사회적으로 자영자의 소득이 거의 노출되어 있는 국가이다.(스웨덴). 특히 자영자의 성향과 비중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 도시자영자 적용확대시 소득파악을 포기하고 '정액보험료-정액연금'의 보험제도를 도입하였다.

  또한, 자영자의 신고소득은 국세청에서 파악하는 과세소득으로 일원화해야 한다. 자영자의 소득을 두고 국세청과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달리 파악한다는 것은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행정비용부담도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신설된 「소득파악위원회」의 활동을 최대한 국세청 과세소득의 현실화로 연결하여 국세청 과세소득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Ⅴ. 결론

  지금 까지 논의한 연금개혁의 기본방향은 국민연금제도개선기획단의 기본안에 상당부분 반영이 되어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기획단의 안이 급여율을 70%에서 40%로 인하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 비판을 한 바 있고 이를 정치권에서 받아들이면서 급여율을 60%로 낮추는데 그쳤다. 또한, 국민연금제도가 파산지경에 이르른 것이 정부가 기금을 마음대로 가져가서 방만하게 운영했기 때문이라고도 잘못 판단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와 같이 국민연금제도를 진단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다. 정부가 공공자금관리기금법에 의거해서 운용하고 있는데 공공부문의 수익률은 금융부문 수익률보다 1.5%정도 낮은데 불과했다. 이와같이 1.5%정도의 낮은 수익률 때문에 연금재정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은 전혀 논리적 타당성이 없다. 오히려 정부가 채권등을 확정이자율로 발행하는 형태로 기금을 갖다 쓰게 된다면 오히려 기금운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장점도 있다. 기획단이 마련한 개선안에는 기금운용에 있어서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임으로써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달성하는 여러 방안을 포함했고 이것이 법개정에 상당부분 반영되었다. 이는 연금제도가 갖는 구조적인 결함을 해결하는 것과는 별도로 기금운용의 개선또한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제는 연금제도개혁에서 철저히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언론에서도 신중하게 개혁논의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국민에게 솔직히 알리는 과정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제정부와 정치권은 경제문제에서와 마찬가지로 연금문제에 있어서도 당장은 비난을 받더라도 미래에 진정한 평가를 받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림학교교원연금의 개혁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들 연금제도 역시 심각한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재정위기의 정도가 벌써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납부한 보험료대비 연금수급액이 국민연금이 두배이상인데 비해 군인연금은 6배, 공무원연금은 4배나 된다는 사실은 이들 연금의 개혁또한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들 특수직역연금제도의 개혁에 있어서는 국민연금제도의 개혁이 기본모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