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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사립학교법상 임시이사제도의 문제점 (제성호 교수)
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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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사립학교법상 임시이사제도의 문제점



written by. 제성호  



여당이 강행처리한 사립학교법의 문제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대개 사람들은 개방형 이사제를 떠올리게 된다. 이 점이 그 사이 각종의 언론 보도와 여론 환기, 야당의 공청회 및 대 국민 설득, 여러 시론 게재 및 세미나를 통한 학자들의 노력 등에 의해 충분히 홍보되었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사학법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또 사학법이 개방형 이사제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데, 여기에만 주목을 받고 나머지 문제들에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 이 같은 사실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며, 사학법 개정 운동의 동력(momentum) 유지, 강화에 어려움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본다.

먼저 구(舊)사학법 제25조제1항은 임시이사에 관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학교법인이 이사의 결원보충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 이로 인하여 당해 학교법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손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청구 또는 직권에 의하여 임시이사를 선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개정 사학법은 임시이사 파견사유(파송요건)를 (1) 학교법인이 이사의 결원보충을 하지 아니하여 학교법인의 정상적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 2) 사학법 제2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법인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한 때, 3) 동법 제25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임시이사를 해임한 때로 확대하였다(법 제25조제1항제1호 내지 제3호).

(1) 우선 ‘학교법인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거나 손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인정한 때’를 ‘학교법인의 정상적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로 개정한 것이 문제이다. ‘정상적 운영이 어렵다’는 표현이 매우 모호하고, 관할청의 자의적 판단이 개재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임시이사 파견사유를 ① 사학법 제2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법인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한 때(후술 참조)와 ② 동법 제25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임시이사를 해임한 때로 확대한 것도 문제이다. 임시이사 파견과 관련해 관할청의 권한을 비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사학의 자율성 확대와는 정반대이고 투명성 확보와는 무관한 규정이라 할 것이다. 반면에 관치의 강화가 제도화된 것으로 보는 게 더욱 타당할 것이다.

(2)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개정 사학법 제25조제1항이 임시이사 파송요건을 완화․확대하고 있다. 특히 개정 사학법 제25조제1항제2호는 ‘사학법 제20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학교법인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한 때’에 임시이사를 파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데, 이는 엄청난 독소조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정 사학법 제20조의2는 학교법인의 임원취임 승인취소에 관한 조항으로, 구 사학법보다 임원취소를 할 수 있는 사유를 대폭 확대하는 외에, 아주 쉽게 임원취소를 가능하게 만든 법적 근거가 되고 있다. 기존에는 3개 조항에 불과했는데, 무려 7개 조항으로 늘어났고, 해당 조항의 내용도 기 취임 임원의 승인취소를 용이하게 한 사실이 그 점을 잘 말해준다.

그 결과 개정 사학법은 임원퇴출과 임시이사 선임사유로 ① ‘해당 법규 위반 및 관할청의 명령 불이행,’ ② ‘임원간의 분쟁․회계부정 등으로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 야기,’ ③ ‘학교의 장의 권한 침해,’ ④ ‘이와 같은 ①내지 ③의 행위들을 방조한 때,’ ⑤ ‘학교의 장의 위법을 방조한 때,’ ⑥ ‘학교의 장에 대한 관할청의 장 징계요구에 불응한 때,’ ⑦ ‘퇴출된 임원이 학교의 운영에 관여하는 것을 방조한 때’를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관할청이 ‘임원취임 승인취소권’을 가진데다가 ‘임시이사 파견권’까지 갖게 됨으로써 이중적으로 학교법인을 옥죄게 만들었다. 학교법인은 관할청의 막강한 권한 앞에서 자신을 제대로 방어할 수 없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는 단지 ‘관치’ 수준에서 더 나아가 사학을 완전 장악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제도를 두고서는 사학은 더 이상 사학이라 할 수 없고, 공립학교라 불러도 틀린 말이 아니게 된 것이다.

상기 7대 사유를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 개정 사학법의 문제점이 대단함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임원간의 분쟁․회계부정 등으로 학교운영에 중대한 장애 야기’라든가 ‘학교의 장의 위법을 방조한 때’ 등의 경우에 있어서는 최종적인 사법적 판단, 즉 관할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온 후에라야 임원취임 승인취소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임원취임 승인 취소권 행사의 제한(확정판결의 요건)을 두고 있지 않음으로 해서 결과적으로 관할청의 행정적 판단에 의해서 얼마든지 임원취임 승인이 취소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자의성이 개재될 소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관할청의 명령 불이행’(이미 개정 사학법에 따라 정부는 시행령을 마련한 상태인데, 이에 근거해 학교법인의 정관개정 지시를 내릴 것인 바, 이에 대한 불이행은 바로 관할청의 명령 불이행에 해당된다)만으로 곧바로 임원 퇴출을 하도록 만든 것은 지나친 과잉입법이라고 할 것이다.

(3) 개정 사학법 제20조의2제2항 단서는 “다만, 시정을 요구하여도 시정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회계부정, 횡령, 뇌물수수 등 비리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에는 시정요구 없이 임원취임의 승인을 취소할 수 있으며, 그 세부적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명백성과 중대성의 판단주체가 분명치 않다. 일응 관할청의 판단사항이라고 해석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 또한 독소조항으로서 사학의 자율성과 설립자의 경영권을 파괴 내지 중대하게 침해할 소지가 크다.

왜냐하면, 사학법인의 불법이나 임원의 비리가 법원의 판결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검찰기소, 교육당국 감사에서 (분명한 것으로 혹은 중대한 것으로) 확인되기만 해도 교육부와 시,도 교육감은 이해관계인(예컨대, 개정 사학법에 의해 도입된 이른바 개방형 이사나 특정 이익단체의 영향력 하에 있는 이사 등)의 청구에 의해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관할청이 시정을 요구하여도 시정할 수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회계부정, 횡령, 뇌물수수 등 비리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하기만 하면, 법 제25조제1항 본문 및 제2호에 의해 지체없이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학교법인의 불법이나 임원의 비리가 일견 명백하게 또는 중대한 것으로 보일지라도 최종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에는 무죄추정을 받는 것이 우리 헌법의 정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청이 임의로 판단해 불법이나 비리를 기정사실화하여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해 사학의 경영권을 뒤흔드는 것은 위헌 소지가 매우 큰 엄중한 사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사학 설립자나 임원진이 무죄임이 판명된 후 사학법인의 이사로 복귀하더라도 이미 탈취된 경영권을 되찾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4) 구 사학법 제25조제3항에서는 임시이사의 재임기간(임기)을 2년으로 제한하고 1차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반면에 개정 사학법은 그러한 재임연한 2년 및 1차 연임가능 조항을 모두 삭제하였다. 따라서 말이 임시이사이지 사실상 반(半) 영구이사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곧 임시이사체제를 장기화 또는 영구화함으로써 관치가 강화되도록 하거나 특정세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도(음모)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임시이사체제의 장기화는 사학법인이 스스로 정상적인 학교운영으로 복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현행 사학법상의 임사이사제도 개정은 학교법인의 기본권인 운영권(학교운영의 정상화 노력)을 심대하게 제약하게 되는 것이다.

(5) 개정 사학법은 전술한 바와 같이 임시이사의 임기를 폐지한데다가 학생의 등록금인 교비를 임시이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근거가 개정 사학법 제29조제6항제2호에 명시되어 있다. 동 제2호는 ‘임시이사가 파견된 학교법인 중 재정이 열악한 학교법인의 최소한의 이사회 운영 경비 및 사무직원 인건비를 지급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이 조항 역시 문제의 독소조항이라고 할 것이다.

우선 개정 사학법에서는 상임이사를 제외한 정이사는 무보수 명예직(법 제26조제1항)으로 하여 보수지급을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반하여 임시이사의 경우 이사회 운영경비란 명목으로 활동비(사실상 인건비성으로 집행될 수 있다)를 지급토록 하고 있는데, 이는 형평에 맞지 않는 조치라고 할 것이다. 지금가지 나타난 바에 의하면, 모 대학의 임시 이사장의 경우 연간 활동비가 1억을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다가 사무직원 인건비까지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임시이사를 보조하기 위한 인력에도 인건비를 준다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인건비 지급에 교비를 갖다 쓰도록 허용한다는 것이 상기 법 제29조제6항제2호의 내용인 것이다.

이는 학교법인의 회계운영원칙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교비 운영의 방만을 초래하는 심히 부당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 사학법 제29조는 학교법인의 회계를 법인회계와 학교회계로 구분하여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교비의 불법적인 전용이나 배임․횡령을 방지하기 위한 당연한 조치라고 해석된다. 그런데 개정 사학법은 법이라는 통로를 활용해 학생들이 어렵게 마련하여 내는 공납금이나 학비로 구성되는 교비를 임시이사 봉급에 사용한다면, 누가 이를 용인할 수 있겠는가? 어느 대학의 경우 구 학교법인측이 여러 해 동안 어렵게 비축한 막대한 재원을 임시이사의 보수 및 판공비 지급, 교직원에 대한 임금 인상 등에 펑펑 써버려 결국 학교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 일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에 피해를 주는 결과가 된다.

따라서 임시이사에 대한 보수지급에 교비를 쓰도록 한 규정은 학교 구성원의 지지와 동의를 받을 수 없는 매우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요컨대, 개정 사학법상 임시이사제의 폐해가 너무나도 크다. 구 사학법 하에서도 임시이사는 관선이사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됐었는데, 문제 많은 임시이사제를 개선하기는 커녕 지난 번 날치기 사학법 개정으로 인해 엄청난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조속히 사학법 개정 이전으로 돌아가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할 것이다.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출처:프리존 http://www.freezone.co.kr


2006-05-15 오전 8:50:45 입력



[ 2006-05-23, 10:23 ] 조회수 : 1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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