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司法權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최대권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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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 司法權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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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2년 01월 30일(月)
司法權의 기본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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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한동대 석좌교수

영화 ‘부러진 화살’의 바탕이 된 이른바 석궁사건의 주인공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복직항소심 주심이었던 현직 한 부장판사법원 내부 통신망을 통해 당시 재판부의 합의 내용을 25일 공개했다. 이는 지난 연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관련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한 부장판사의 저품격 정치적 발언 및 다른 부장급판사들의 동조 발언으로 일으킨 사법의 정치화 사태에 이은 대한민국의 사법권 위난(司法權 危難) 사태여서 이제는 국민이 사법권의 안위를 심각하게 우려하기에 이르렀다.

사법권은 산업화·민주화·세계화로 복잡한(complex) 우리 사회 분쟁의 싫든 좋든 최종적 해결자였다. 그런데 정치권에 이어 이제는 사법권마저도 불신의 대상됐다. 이 영화는 국민의 이러한 사법권 불신이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일 뿐이다. 이번 재판부 합의 내용 공개는 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믿고 승복할 만한 곳이 어디에 남아 있을까?

사법권 불신의 밑바닥에는 지난날 독재시대에 이에 동조한 원죄에 이어 전관예우(前官禮遇)의 관례 및 인맥이나 동업자(변호사)와 어울려 조성된 이른바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 ‘유권무죄(有權無罪) 무권유죄’현상 심화 인식이 깔려 있다. 사법권의 중견인 부장판사급의 지난번 한미 FTA 비준 관련 발언 사태나 이번 재판합의 내용 공개 사태는 본인의 주관적 의도야 어떻든, 그리고 그간의 소리만 요란한 사법개혁 조치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속됐던 사법권 불신의 정도를 더 심화시켰다.

재판합의 내용의 비공개는 법원조직법상의 강제조항을 떠나서라도 사법권 독립의 핵심적 원리·원칙이다. 재판합의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는 상황을 예상하면 어느 판사가 자유스럽게 소신(법과 양심)에 따라 합의과정에서 발언할 수 있겠는가? 판결이 아니라 재판합의 내용의 공개가 참으로 재판을 ‘개판’으로 만들었다.

초심판사도 아닌, 행정공무원 기준으로 차관보급의 고양된 지위에 있는 부장판사가 한미 FTA 비준 관련 발언사태 때에 이어 이번에는 따라도 그만, 안 따라도 그만인 조항이 아니고 꼭 따라야 할 법원조직법 조항을 작심하고 위반하면서 한 재판합의 공개는 사법권을 국민의 심판대에 확실하게 올려 놓았다. 그 부장판사의 행동은 사법권 독립의 대원리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판사 징계와 탄핵 절차의 대상이 된다. 그 행동은 개인적으로는 사법권 독립의 보호막 뒤에 숨어서 돌을 던지는 비겁한 소아병적 행동이다. 학생 때 고시 등 시험공부 때문에 못해본 권위(權威)에 대한 사춘기의 저항을 뒤늦게 지금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판사는 여차 해서 옷 벗고 나오면 변호사로 또는 정치인으로 더 잘 나갈 수 있는데 그것을 기대하는지도 모르겠다.

민주사회에서는 사법권 불신이 어느 임계점에 다다르면 혁명적인 타율적 사법 개편의 정치 프로그램으로 전환될 수 있다. 그 전에 사법권이 택해야 할 선택지는 사법권의 기본을 회복하고 지키는 일이다.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이나 판사들이 무엇이 사법권의 기본이며 어떻게하는 것이 이를 회복하고 지키는 일인지 모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타성(惰性)이나 동업자에 대한 온정, 엘리트 의식, 기득권 유지, 우유부단(優柔不斷) 등이 일을 어렵게 만들 뿐이다.

사법권 수장(首長)의 단호한 결단과 판사 개인의 품격 있는 판사로서의 처신을 기대한다. 판사는 한 점 부끄럼 없는 판결로 말하면 된다. 인기 영합이나 ‘언론 플레이’는 사법권의 독립을 비롯한 그 기본을 결코 지켜주지 못한다. 재판합의 내용의 공개는 사법권 스스로가 사법권의 독립을 파괴하는 행위다.

 

[ 2012-02-28, 14:54 ] 조회수 :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