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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訪中 결산] 후진타오, 北에 "정부 주도·기업 위주·시장메커니즘 經協을" (조선닷컴)
이명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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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북한

[김정일 訪中 결산] 후진타오, 北에 "정부 주도·

기업 위주·시장메커니즘 經協을"

 

  • 입력 : 2010.08.31 02:47

개혁·개방 하지 않으면 일방지원 곤란하다는 뜻
김정일, 4박5일 訪中 내내 지린·헤이룽장省 집중 시찰
동북 3성 경협 강화 가능성… 北, 동해출항권 줬는지 관심

30일 발표된 신화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 북한과 함께 정부 주도, 기업 위주, 시장 메커니즘을 기본으로 상호 윈·윈원칙에 따라 경제 무역 협력을 발전시키기를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또 "경제 발전의 길은 자력 갱생뿐만 아니라 대외 협력과도 뗄 수 없고 시대 조류에 순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의 길을 따라야 한다는 간접적인 압박인 셈이며,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일방적 지원은 곤란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은 지난 5월 김정일의 5차 방중 때도 확인했던 중국의 입장이다. 다만 "기업 위주, 시장 메커니즘을 기본으로" 한다고 강조한 부분은 음미할 대목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방문 중 산업현장 시찰에 나선 모습이 중국 관영 CCTV의 화면에 공개됐다. /CCTV

이날 김정일도 "(양국이) 접경하고 있는 성(省)과 도(道)의 우호 교류 합작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중 간 경협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정일이 4박5일 방중 내내 북한과 접경한 지린(吉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에 머물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김정일은 지난 5월 방중 때는 랴오닝(遼寧)성 대도시인 다롄(大連)을 찾았는데, 이번에 방문지까지 합치면 올해 북한 접경인 중국 동북 3성을 모두 돌아본 셈이 된다.

관심을 끄는 것은 지린성이 발벗고 추진하는 '창·지·투(창춘·지린·투먼) 개발 계획'이다. 김정일도 이번 방중을 지린시에서 시작해 창춘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투먼(圖們)을 통해 북한 국경을 넘는 행보를 보였다. 중국 쪽에서 볼 때 '창·지·투'개발 축의 핵심은 항구가 없는 지린성이 북한 나진·선봉항을 연결하면서 '동해 출항권'을 얻는 것이다. 북한이 중국에 동해를 열어준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정일은 이번 방중에서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의 산업시설 시찰에 상당한 일정을 할애했다. 지린성에선 창춘궤도객차공사(公司)·지린화학섬유그룹·농업전람회장을 찾았고, 헤이룽장성에선 하얼빈혜강식품공사·하얼빈전기그룹·농업시설 등을 둘러봤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은 옥수수와 쌀, 콩 등 중국의 곡물 집산지이며 특히 헤이룽장성은 중국 내에서 기계화 영농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따라서 김정일은 북한이 당면한 식량난 등을 감안해 중국과의 농업 분야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식량난뿐만 아니라 북한은 지난해 화폐개혁 실패로 경제적 재건을 모색할 동력까지 상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천안함사태'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중국 말고는 다른 탈출구가 없게 됐다.

노후 공업지역인 동북 3성 개조작업을 진행해온 중국으로선 북한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랴오닝성은 다롄·단둥(丹東) 등 5개 항구도시를 하나의 축으로 잇는 '5점(點) 1선(線)' 개발을 진행하면서 북한측과 단둥~신의주 간 새 압록강대교 건설에 합의했다. 북·중 무역의 80%를 담당하는 단둥~신의주 창구를 더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국과의 경협 강화라는 테마는 새로운 게 아니어서 실질적 조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김정일은 2001년 상하이(上海)를 보고 "천지개벽"이라고 감탄한 것을 비롯해 그간 숱하게 중국의 산업시설들을 시찰했지만 실제 북한의 변화는 미미했다. 김정일로선 중국과의 교류 확대가 불러올 경제 외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에 주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일은 지난 5월 방중 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개혁·개방의 노하우를 전수해주겠다"고 제안하자 답변은 하지 않고 그냥 듣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창지투(長吉圖) 개발· 개방 선도구

'창지투(長吉圖) 개발·개방 선도구'는 중국 동북 지역의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을 잇는 대규모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다. 창춘에서 두만강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단일 경제 벨트로 묶어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 목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2020년까지 창춘과 지린 및 옌볜(延邊)자치주의 투먼 일대 약 7만3000㎢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지역 인구는 약 1090만명, 면적은 남한의 약 73%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두만강에서 동해로 통하는 뱃길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 2010-08-31, 10:41 ] 조회수 : 2059
출처 :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