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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의 의미: 인도주의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접근방식과 향후 추진전략
김수암연구위원   
 다음은 통일연구원  http://www.kinu.or.kr 에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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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적십자회담의 의미:

인도주의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접근방식과


향후 추진전략



김 수 암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 조선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사이의 ‘공동보도문’을 계기로 인도주의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해 8월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남북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이번에 개최된 적십
자회담 결과 채택된 합의서에 따라 첫째, 추석을 계기로 남과 북은 각각 100명씩 상봉행사를 갖기로 하
였다. 둘째,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이산가족 문제 등 적십자 인도주의 문제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하였다. 북한의 대남강경정책으로 막혀 있던 남북관계에 숨통이 트이면서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랠 수 있
는 기회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합의도출이다.
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은 작년 7월 완공 이후 전혀 활용되지 못하던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
봉 행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상시 상봉을 위한 상징적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재개되더라도 기존 방식의 상봉행사로 이산가족 문제를 풀기에는 역부족이다. 고령으로 세상
을 떠나는 이산가족들이 많은 현실에서 이들 고령 이산가족들의 염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상시 상봉
을 제도화하는 동시에 고향방문이 성사되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우리 정부는 인도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하였다. 첫째, 이
산가족 교류 사업은 어떠한 정치적 사안에도 불구하고 추진돼야 한다는 인도주의 존중 원칙이다. 둘째,
전면적 생사확인, 상시 상봉, 영상 편지 교환, 고향방문 등 근본적 문제 해결 원칙이다. 셋째, 납북자‧국
군포로 문제 해결에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상호협력의 원칙이다.
비록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본질적 해결과 국군포로‧납북자문제에 대한 구체적 합의가 도출되
지는 못하였지만 3대원칙을 통해 이산가족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청사진과 구체적
그림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산가족, 국군포로‧납북자
등 인도주의 문제 해결을 100대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역량을 집중하여 왔다. 이번 회담을 통해 전면적
생사확인, 상시 상봉과 고향방문 등 근본적인 방식으로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적 의지가 확
고하게 표출되었다. 1년에 몇 차례 정도의 제한적 규모로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과거 관행에서 탈피해 이
산가족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접근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천명한 것이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 전환을 실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헬싱키 프로세스의 사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방은 헬싱키 최종의정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인적 접촉을 포함한 인도주의 사안(바
스켓Ⅲ), 특히 이산가족 재결합에 역점을 두었다. 서방은 인도주의 사안과 소련 및 동구의 우선적 관심
사인 경제협력(바스켓Ⅱ)과 안보문제(바스켓Ⅰ)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특히 서독
도 이산가족 재결합 등 인도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물을 지원하는 접근방식을 취한 바 있다. 앞으
Online Series CO 09-43 200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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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근본적 방식의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현물 지원을 검토할 수 있
을 것이다. 북한이 상시 상봉에 호응하여 올 경우 정부가 조정하고 주관하되, 민간단체 등을 통해 연간
상봉 규모에 상응하는 일정 정도의 식량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헬싱
키 프로세스와 서독의 사례를 원용하여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핵문제 해결을
위한 여건 조성과 국민적 합의를 조성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상호협력의 원칙에서 보듯이 이번 회담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 의지가 표
명되었다. 그동안 노무현 정부도 남북회담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제기하였지만 일부 국군포로와
납북자가 ‘특수이산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산가족 상봉에 포함되는 형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한
계는 기존의 남북 적십자 회담의 합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2007년 11월 적십자회담에서 남과 북은
“전쟁시기와 그 이후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들 문제를 이산가족 문제의 테두리 안에서 계속 해결해 나
가기로 한다”고 합의하였다. 이러한 합의에서 보듯이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는 모호한 용어와 함께 별도
의 협의 채널이 아닌 이산가족의 틀 속에서 다룰 수밖에 없는 본질적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정부는 ‘특수이산가족 방식’을 벗어나 별도의 협상의 틀을 마련하고자 노력하였다. “(납북자와 국
군포로 문제를) 남북이 새로운 형식으로 적극 협의하기로 했다”는 문구를 포함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반면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의 확대와 상시화,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근원적 해결 요구에 대해 추석 계
기 상봉행사로 회담의제를 국한하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이로 인해 국군포로‧납북자 문제의 근본적 해
결을 위한 새로운 협상 틀을 만들자는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는다. 다행히 간접적 표현이
기는 하지만 이산가족 등 적십자 인도주의 문제를 계속 협의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를 협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앞으로 상호협력의 원칙 아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는 일관되게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산가족과는 별도
의 틀 속에서 ‘새로운 형식’으로 남북 당국 사이에서 국군포로‧납북자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서독의 동독 정치범석방거래(Freikauf) 방식 등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이 검
토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서독이 동독의 인권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모욕을 주거나 비난을 자제
하고 실질적 해결에 중점을 두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비인도적 행위로 인해 국군포로‧
납북자가 억류되어 있지만 현실적 관점에서 ‘실질적’ 해결을 위한 접근이 요청된다. 앞으로도 ‘원칙에 철
저하되, 유연하게 접근’ 한다는 상생공영의 대북정책 추진원칙을 실천적으로 반영하는 전략을 유지해나
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남과 북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 발전의 견지’에서 인도주의 문제를 풀어가기로 합의하였다.
이번 회담의 합의를 들어 인도주의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식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의 태도는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 2009-09-01, 15:23 ] 조회수 : 3481
출처 : 통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