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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인 곤]북한의 로켓발사 전후 러시아의 입장과 정책(통일연구원)
여인곤   
 

다음은 통일연구원 http://www.kinu.or.kr 에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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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09-31

 


북한의 로켓발사 전후 러시아의 입장과 정책

 


여 인 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러시아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전후해 모순된 입장과 정책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2월 24일
통신위성 발사 준비를 발표한 이후 러시아의 첫 공식 반응은 3월 12일 서울을 방문 중이던 러시아의 6
자회담 수석대표 보로다브킨 외무차관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1718호 위반여부를 로
켓발사 이후에 판단할 수 있다”고 함으로써 북한의 로켓발사 자체를 묵인 또는 용인하는 입장을 취하였
다. 그리고 다음 날 마겔로프 러시아 연방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은 이것이 미칠 한반도 안보상황의 복
잡성과 6자회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면서도 발사의 본질에 대한 투명성만을 촉구하였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안보위협 시 로켓의 요격을 승인하고 북한은 이에 대응해 MIG-23기들을 배치하는
등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자 비로소 러시아 정부는 4월 2일 외무부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로켓발사의 자
제를 요청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4월 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였고, 이는 국제사회의 큰 불
안을 야기하였다. 북한의 로켓발사 직후 유엔안보리의 제재방안 논의와 관련,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로
켓이 우주발사체로 드러난 만큼 제재하기는 어렵다”고 주장을 함으로써 북한의 로켓발사를 수용하는 입
장을 취하였다. 러시아 정부는 한반도 불안정을 우려하여 대북 제재에는 반대했으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4월 14일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의 채택에는 찬성하였다. 러시아 정부의 입장이 북한 로
켓발사의 수용에서 규탄으로 변화된 것이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월 23~24일 방북 시 “위성발사가 매개 나라의 자주적 권리”라는데 대해
인정하고 러시아가 북한 위성을 대신 발사해 주는 방안도 제의하였다. 그러나 그는 25일 이명박 대통령
의 접견 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행동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북한이 로켓발사를 하지 않도록
설득작업을 벌였다”고 평양에서와는 모순된 발언을 하였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러시아의 동북아 이해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과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의 채택 직후 나온 러시아 외무부의 언론발표문을 분석해
볼 때, 러시아 정부는 북한이 로켓시험을 하지 않도록 단지 ‘권고’(recommend)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북한의 로켓발사 준비단계에서는 ‘묵인 또는 용인,’ 발사 직전에는 ‘투명성 촉
구,’ 발사 직전 긴장고조 상황에서는 ‘자제 요청,’ 발사 직후에는 ‘수용,’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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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 Series CO 09-31 2009-04-30


는 ‘규탄’이라는 일관되지 못한 입장과 정책을 보였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긴장
고조와 북한의 6자회담 불참 선언에 대한 책임에서 러시아 정부도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러면 러시아 정부는 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확고하고 일관된 입장을 취하지 못했을까?
이는 첫째, 동북아와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미국의 미사일방어
(MD)체제 구축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을 수가 있다. 2000년 7월 푸틴 전 대통령의 방북 시에도 북
‧러 양국은 미사일 문제에 대해 공동의 입장을 취하였다. 러시아는 북한을 동북아에서의 이해 확보를 위
한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러시아가 6월에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예정된 우리의 인공
위성 발사를 협력하는 상황에서 인공위성을 위한 로켓발사라고 주장하는 북한에 단호한 입장을 취하기
가 어려웠을 것이다. 셋째, 북한이 로켓발사를 중단한다는 조건으로 러시아가 북한의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주고 경제이익을 취하려는 계산이 있었는지 모른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위해 러시아의 외교력 발휘해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촉발된 6자회담 거부와 핵‧미사일 개발의 지속적 의도 표명 및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한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긴장 고조는 분명히 러시아의 이해에 반하는 것이다. 따
라서 이제 러시아 정부는 자국의 이해와는 반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을 자국 이해에
상응하는 방향으로 반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러시아 정부는 먼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북한에 대해 확고하고 일관
된 입장을 취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2007년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되었던 북한자금의
해제문제를 성공적으로 중재했던 것과 같이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
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 협력하여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다면 북한의 복귀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
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야만 러시아가 희망하는 한반도 안정과 비핵화 및 6자회담에서의 일정한
역할이 가능하고,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의 형성 등을 기대할 수 있다.

 

[ 2009-05-07, 14:16 ] 조회수 : 3890
출처 : 통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