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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보리 의장성명과 북한의 반응 (통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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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보리 의장성명과 북한의 반응


최 진 욱


(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가 1단계 미‧북 긴장의 클라이맥스였다면, 유엔안보리 의장성명과 북한의 즉각적인 반발은 2단계 미‧북 긴장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발사 후 미국과 일본은 강력한 안보리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였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혀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는 실패하였지만, 강력한 의장성명에 합의하였다. 동 성명은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관련 품목과 일부 재래식 무기, 사치품에 대한 수출통제와 대량살상무기 관련 자금과 금융자산의 동결 및 관련 인사의 여행 제한을 명시한 유엔결의안 1718호 8항의 시행을 촉구하였다. 즉, 1718 결의에 의해 구성되었으나 유명무실하였던제재위원회에게 임무에 착수할 것과 2009년 4월 24일까지 제재대상 리스트를 선정하여 안보리에 보고할 것을 명시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로켓발사 전 미국은 북한의 의도가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차분히 대응하였다. 일찍이데니스 블레어 국가정보국장은 3월 10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발사하려는 것이 인공위성인 것 같다고 말함으로써 차분한 대응을 예고하였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3월 29일 북한의 미사일사거리가 아직 알래스카에 미칠 능력이 안 된다고 평가하며 이를 요격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로켓발사이틀 전 보즈워드 특별대표는 “압박이 가장 생산적인 접근법은 아니며 인센티브가 결합되어야 한다”고하면서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표명하였다. 물론 북한의 로켓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 1718 위반이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였으나 과잉대응에 유의하였다.

 

 


그러나 북한의 로켓발사 후 미국의 반응은 애초 예상보다 훨씬 강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위반행위는 처벌받아야 한다”고 단언하였으며 미국은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한 북한의 로켓발사 행위를 비난하면서유엔안보리에서 강력한 제재 결의안을 추진하였다. 미국이 강경한 태도를 취한 것은 몇 가지 대내외적요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국내적으로 북한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있다. CNN 오피니언 리서치 코퍼레이션이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51%가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지지하였다. 공화당의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6일 로켓발사 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6자회담 기간 중 완화된 대북 제재를 부활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 미국 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이나 북한에 대하여 유화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고 오바마정부는 첫 안보 시험대에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둘째, 로켓발사에대한 한국과 일본의 단호한 태도에 미국이 호응한 것이다. 로켓발사 이틀 전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미공조를 공언하였고,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채택과정에서는 일본과의 긴밀한 협력을 과시하였다. 셋째,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재개에 앞서 강력한 제재 카드를 손에 쥠으로써 북한의 기세를 꺾어 놓기 위한 것이며 궁극적으로 북한을 6자회담 틀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반발하였다. 북한은 6자회담에 “다시는 절대로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기존 6자회담의 “어떤 합의에도 더 이상 구속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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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ine Series CO 09-30 2009-04-15

 

 


이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사용 후 연료봉의 재처리, 핵억제력의 강화, 경수로 발전소 건설 적극 검토, 우주 이용 권리 행사 등을 언급하였다. 북한은 로켓발사 전부터 유엔안보리에 상정만 해도 6자회담을 거부하겠다고 공언하였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성명은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니다. 북한의 의도는 처음부터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조속한 시일 내 개최하여 유리한 고지에서 빅딜을 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6자회담을 거부하는 것은 북한의 정해진 수순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미‧북 양자회담을 요구하는 강력한 의사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이 6자회담 거부를 넘어서 핵억제력 강화를 언급하는 등 초강경 대응으로 배수의 진을 침으로써 사태를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즉, 장거리 로켓 자체로 미국은 대화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으나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초강경 대응으로 인해 미국도 조기 대화의 명분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북한이 이와 같이 초강경 대응을 한 것은 유엔안보리 결의 1718의 시행 때문으로 보인다. 즉, 4월 24일까지 대량살상무기, 일부 재래식 무기, 사치품과 관련된 북한의 기업, 단체, 개인에 대한 리스트가 만들어지고 이들에 대한 제재가 시작된다는 것은 북한에게 엄청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과거 BDA 경험에서와 같이 북한은 이제 스스로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이판사판식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현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미국과의 대화가 다소 지연되더라도 미국으로부터 확실한 양보를 얻어낼 수 있도록 벼랑끝 전술을 택한 것이다.


의장 성명에 대한 북한의 초강경 대응으로 북‧미 긴장은 로켓발사 이전 예상했던 것 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몇 차례 효과를 보았으나 북한의 대내외 환경은 과거와 다르다.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체제결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한‧미‧일 공조체제하에서 북한의 벼랑끝 전술이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무모한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는 핵실험과 대남도발도 포함된다. 이제 미‧북 긴장 구도 속에서 우리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미국과의 긴밀한 협조 하에 남북관계의 주도권 회복의계기로 삼는 전략 마련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2009-04-27, 15:31 ] 조회수 : 3706
출처 : 통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