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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씨의 미숙한, 反헌법적 통일관 (조갑제 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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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씨의 미숙한, 反헌법적 통일관

백낙청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일단 서울만 떠나면 된

 

다. 부산으로 갈지, 평양으로 갈지는 그깨 가서 결정하자."

조갑제   
 "6.15공동선언에서 통일을 천천히 단계별로 하자고 남북간에 합의했다. 처음에는 국가연합이랄지 아무튼 느슨한 결합의 단계로 가기로 했다. 그 단계까지만 가면 1단계 통일이 된 것이다. 2단계는 어떻게 가야 할지, 3단계가 또 있어야 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된다. 미리 분열과 대립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위의 짧은 발언 속에는 대한민국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 두 개 있다. 그는 6.15 선언이 통일의 한 단계로서 국가연합에 합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대중, 김정일은, 6.15 선언 제2항을 통하여 북한정권의 낮은 단계 연방제와 남측의 연합제가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혼합방식의 통일을 추진하기로 합의하였다.
 
 남측의 연합제가 문제인데, 盧泰愚 정부가 만든 한민족통일방안에는 통일의 제2단계로 남북연합제를 설정하였다. 남북연합제는 남북의 연락 내지 협의기구이지 국가연합이 아니다. 우리 헌법은 북한을, 한국 영토를 강점한 反국가단체로 보므로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통국가인 대한민국이 反국가단체와 같은 대우를 받으면서 국가연합을 구성할 순 없다. 백낙청 교수가 말한 국가연합은 反국가단체인 북한정권을 독립된 주권국가로 인정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헌법이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 통일방안이다.
 
 만약 남북한이 국가연합을 구성하면 영구 분단으로 가버린다. 남북한이 서로를 주권국가로 인정하므로 외국 對 외국의 관계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는 통일포기이다. 6.15 선언 제2항은 북한의 對南적화전략인 연방제를 인정한 것으로 헌법위반이므로 폐기하여야 할 조항이다. 남한의 좌익들은 6.15 선언이 마치 대한민국 헌법 위에 있는 '김대중-김정일 교시'라도 되는 것처럼 이를 반역면허증으로 악용하고 있다. 북한에선 헌법 위에 노동당 규약, 규약 위에 교시가 있지만 대한민국에선 헌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특권적 존재는 아무것도 없다.
 
 백낙청 교수는 통일의 제2, 제3단계가 어떤 체제가 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된다는 뉴앙스의 이야기를 하였다. 대한민국 헌법이 못박은 '평화적 자유통일 방안'을 정면으로 부정한 말이다. 통일은 남한식 자유민주 체제로 이뤄지든지, 북한식 수령 독재로 가든지 兩者擇一뿐이다. 백낙청씨는 "어떻게 가야 할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면 된다"라고 했다. 즉 수령독재로 통일할 수도 있다는 뜻의 말을 한 셈이다. 대한민국 헌법 1, 3, 4조는 '북한노동당 정권의 평화적 해체에 의한 자유통일'을 명령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적자인 백낙청 교수는 이 명령을 거부할 권한이 없다. 거부하고싶다면 대한민국을 탈퇴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하여야 할 것이다.
 
 남북한의 통일은 체제(이념)의 통일을 의미한다. 통일문제의 전부인 통일조국의 체제를 애매하게 흐려놓고 통일을 논하는 것은 친북좌익들의 전형적인 속임수이다. 관광회사가 여행목적지도 밝히지 않고 손님을 모집하는 격이다.
 
 백낙청씨는 이렇게 말하고 있는 셈이다.
 "일단 서울만 떠나면 된다. 부산으로 갈지, 평양으로 갈지는 그때 가서 결정하자."
 
 [6.15 선언 제2항의 통일조항이 속임수인 이유는 남북한이 함께 지향해야 할 통일조국의 이념과 체제를 밝히지 않고 '남북한의 통일방안이 공통점이 있다'고 합의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의 통일열차는 남쪽으로 가고, 북한의 통일열차는 북쪽으로 가는데 출발지가 같으니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자는 식이다. 북한정권은 그 허구의 공통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에서 연방제 선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소위 진보진영의 통일 전문가라는 사람이 이처럼 미숙하고 反헌법적인 통일관을 갖고 있다는 것은 새삼 충격적이다. 자칭 진보진영의 통일일꾼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통일의 훼방꾼은 될 수 있겠지만 주도권은 절대로 쥘 수 없다. 그런 통일관은 헌법, 진실, 正義, 자유의 원칙에 反하고 자유와 인권을 향하여 나아가는 역사의 흐름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백낙청씨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세 가지 감정을 느끼지 못하였다. 김정일에 대한 분노, 북한동포에 대한 동정심, 그리고 대한민국 건설세력에 대한 감사.
 
 소위 진보지식인들이 불리할 때 흔희 구사하는 兩非論이 이 인터뷰에서도 등장했다. 백씨는 작년의 촛불난동 사태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양쪽이 다 충분치 못했다. 시위군중의 주장도 과장됐지만 덮어놓고 안전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시위군중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것은 목숨을 거는 행위라고 주장하였다. "미친 소, 너나 먹어?"라고 외쳐댔다. 정부와 보수세력은 "지구상에 절대 안전은 없으나,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광우병에 걸린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므로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시위군중은 거짓말을 하고 과장하였으나 정부와 보수층은 거짓말도 과장도 하지 않았다. 이를 兩非論으로 묶는 것은 김정일과 이명박을 한 묶음으로 분류하는 것 만큼이나 왜곡이다. 시위대측은 거짓과 왜곡과 과장을 되풀이하였으나, 정부측이 '덮어놓고 안전하다'고 말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 2009-03-25, 11:24 ] 조회수 : 3552
출처 : 조갑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