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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父子’의 연초 행보의 실체 (통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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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父子’의 연초 행보의 실체 >-- 전 현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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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 09-12


‘김정일 父子’의 연초 행보의 실체


전 현 준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


민족최대의 명절인 구정을 전후한 1월 23일, 24일, 27일 김정일 위원장과 그의 장남 김정남이 중국
과 연관된 언행을 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고위관료 접견
이고, 다른 하나는 김정남이 중국에서 후계자와 관련해 발언한 것이다. 두 가지 사안은 모두 북한의
안정문제와 깊이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유념해서 분석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지난 해 9월 ‘김정일 와병설’이 본격화된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와병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동
년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였고, 12월 말쯤에는 거의 완전히 건강이 회복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러나 와병설을 잠재울 수 있는 확실한 행보인 외빈접견이 없었기 때문에 일부 언론은 ‘가짜 김정일
설’ 또는 ‘수년전 사망설’까지 제기하였다. 이러한 의혹은 김 위원장이 1월 23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
당 대외연락부장을 접견함으로써 ‘설’로 끝나게 되었다.
김 위원장의 건강문제는 북한 권력자들에게는 물론 우리에게도 최대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만일
김 위원장의 신상에 이상이 생긴다면 북한체제의 안정성, 후계자 문제, 한반도 평화 문제 등과 관련
해 한반도 내외에서 백가쟁명식 논의가 벌어져 당분간 대북인식 및 대북정책에 큰 혼선이 일어날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외빈 접견을 통해 건재를 과시함으로써 당분간 이런 혼란의 가
능성은 줄어들었고, 최소한 우리는 ‘김정일 이후’ 문제에 대해 좀 더 잘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금번 김정일-왕자루이간 접촉과 관련해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왕자루이 부장에게 한 김 위원장
의 발언 내용이다. 중국 신화통신이 1월 23일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은 ‘한반도 비핵화 노력
및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 불원’으로 요약된다.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이미 북한이 금년 신년공동
사설에서 언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새로울 것은 없다. 본 연구원도 2009년 신년공동사설 분석을 통
해 이것은 미국을 겨냥한 내용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미국도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환영한
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간 직접대화도 곧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의 촉각을 곤두세우게 한 발언은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 불원’ 발언이다. 북한은 1월 17일 인
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전쟁불사’ 발언을 했다. 이명박 정부가 대북 정책을 전환하지
않으면 전쟁도 각오하고 있고, 특히 서해 NLL 상에서의 충돌도 불사하겠다는 ‘협박’을 해놓은 상태
이다. 가히 ‘선군정치’의 정수인 것이다. 이것을 모를 리 없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가 긴장상태
로 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한 것은 남한을 겨냥한 발언인 것 같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상대방이 가
장 중요시하는 사안을 협상카드로 활용해 왔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우려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그것을 카드화하여 대미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남한에 대해서는 개성공단을 카
드화하였다. 개성공단 축소가 남한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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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북한은 안보문제를 최후 카드로 꺼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한반도가 긴장상태로 빠져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에둘러
남한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내에서 어떤 충돌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명박 정부가
대결적으로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이에 맞대응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이명박 정부가 알아서
잘 판단하라는 메시지인 것이다. 그리고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불통불란’을 원한다면 중국이 남한을
잘 설득해 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이 6자회담의 의미를 평가한 것은 당연히 미국 오바마 정부를 겨냥한 말이긴 하지만 중국
을 고려한 면도 크다. 2008년 북·중 관계는 그렇게 원활하지 못했다. 6자회담문제도 그렇지만 특히
북·중 경제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 중국의 대북 식량수출은 15만 톤 정도에 불과하여 북한이 필요
로 하는 양에 턱없이 부족하였다. 그것도 2008년 6월 중 중국 시진핑 부주석이 방북해서야 중국의
대북 식량수출문제가 겨우 해결되었다. 이로 인해 북·중 국경에서는 밀무역이 성행하여 비공식 통계
이기는 하지만 30만 톤 정도의 식량이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위원장은 남한과의 경색국
면이 지속될 것을 고려하여 중국의 대북 지원을 크게 하기 위해 중국과의 우의를 강조했을 것이다.
북·중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 중국의 대북 식량 수출 및 지원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김정남이 1월 24일 및 27일 서방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후계자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비록 그가 후계자 문제는 ‘김정일 소관’이라는 발언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절대성을
부각시켰지만 그러한 발언자체가 금기사항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어떤 절차나 규정이 아닌 김정일
위원장 마음대로 후계자를 결정한다고 확인한 것은 북한이 ‘1인 절대 독대체제’라는 점을 확인해 준
꼴이 되어 자신의 아버지에게 누를 끼친 결과를 초래했다.
자신은 후계자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한 발언은 일종의 불만표시로도 보인다. 김정남은 매우 자유분
방하고 세계정세에 밝으며 친중국적인 인물이다. 그는 중국 공안의 철저한 보호 하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만일 그가 후계자가 된다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고 친중적인 정책을
펴서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약점일 수 있다. ‘김씨
왕조’는 민족의 순수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서구화되고 특정한 국가에 편향된 것을 싫어하기 때
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간파한 김정남이 일찌감치 우회적으로 아버지인 김 위원장에게 ‘불만’을 표
시하고 후계경쟁의 불리함을 감수한 채 후계자에 대한 무관심을 표시한 것일 수도 있다.
북한이 당면한 절체절명의 과제는 ‘김씨왕조’ 지속, 경제난 해결,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확보, 사
회주의식 통일 등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에 대한 시름은
깊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누구를 후계자로 내정하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3대 세습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세 아들 모두 믿기지가 않기 때문이다. 따
라서 김 위원장은 ‘선군정치’ 차원에서 군부의 핵심인물을 후계자로 구상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이
것이 ‘개방파’인 김정남의 ‘불만’일 지도 모른다.
결국 2009년 김정일 위원장의 고민은 어떻게 안정적인 후계체제를 구축할 것이냐로 모아 질 것이
다. 북한이 후계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 남한,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관계를 원만히 해야 한다. 김 위원장도 이 부문의 중요성을 강
조했고, 중국과의 우의를 유달리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해법은 북·미관계
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북한체제의 생사를 가늠하게 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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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다행인 것은 오바마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속도를 내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북한
이 유념해야 할 것은 미국의 ‘대화속도전’에 비례하여 북한도 ‘선군(先軍)정치: 명분’을 ‘선금(先金)
정치: 실리’로 ‘속도있게’ 전환할 때만 6자회담의 과실을 따먹을 수 있고 후계문제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 2009-01-30, 15:39 ] 조회수 : 3672
출처 : 통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