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환경주의자』
이상돈
브레인북스 (446쪽)
임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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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붕괴 위험
헌변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교훈적이다. 십대 종업원 둘이 시너와 석유 중 어는 것이 불이 더 잘 붙는지 실험을 하다가 수십 명의 인명을 앗아간 화재사고를 내게 된 것이다. 그들이 시너나 석유의 성질을 잘 모른 상태에서 불장난을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이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어떤 위험에 직면하게 될 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다면 그런 위험한 장난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바른 건축법이 마련되어 있었고 또 정부가 그 건축법을 엄격하게 적용하였다면 불의 피해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은 십대 청소년의 위험한 불장난과 건축물에 대한 정부의 부적절한 관리가 합쳐서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지금 우리 나라의 안보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일부 진보세력의 환상적인 통일관이나 해이된 반공의식 그리고 정부의 유화적 대북 정책은 자칫 잘못하면 국가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우리는 이점에 유의하여 우리의 안보태세에 허점은 없는지 꼼꼼히 챙겨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현 공산독재정권의 존재 자체가 안보위협 문제의 핵심에는 해방이래 변하지 않는 북한의 공산독재체제가 있다.

주민의 거주이전의 자유나 직업선택의 자유조차 허용되지 않는 지구상에 단 하나 남아 있는 지독한 공산독재정권이 북한 정권이다. 북한이 공산주의와 전체주의를 버리지 않는 한 그 존재 자체가 한국안보의 위협이다. 한반도를 공산화하는 것이 정권의 존립목적인 북한의 현 정권이 존재하는 한 남북한 사이의 평화공존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북한의 현 공산독재 정권과평화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북한의 현 정권과는 평화 공존이 불가능하고 평화 공존을 추구하는 정책 자체가 모순임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북한 체제의 붕괴나 보다 민주적 정권으로의 대체만이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환상적 통일관일부 진보적 지식인이라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는 통일만 된다면 남한에 의한 통일이든 북한에 의한 통일이든 상관할 바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에는 북한의 현 공산 독재 정권에 의해 한반도가 통일이 되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 자유나 사유 재산권이 보장되지 않고 오직 노동자 계급만이 정통성을 갖는 시대착오적인 정권의 정통성을 인정하는 이러한 환상적 통일관은 단순히 순진하다고 보기엔 섬뜩한 음모가 숨어 있다. 암묵적으로 북한의 통일정책에 동조하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은 언제나 국가보안법 폐지나 양심수 문제 또는 미군 철수 문제를 동시에 들고 나온다. 겉으로 보기에 얌전한 통일의 주장 뒤에는 국민의 반을 반동으로 처단하고 재산을 몰수하며 계급의 독재로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무시무시한 음모가 숨어 있는 것이다.허위의식으로 가득찬 진보적 지식인 구 소련이 해체되기 전에 시드니 웹을 비롯한 영국의 소위 진보적 지식인들은 소련 정부가 주선한 소련 관광을 한 후 영국의 현실과 소련의 환상을 대비하여 소련의 공산독재체제를 지구상의 낙원으로 소개하였다.

그들은 소련 정부가 안내한 장소만 보았을 뿐 수용소군도를 비롯한 소련의 실상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의 많은 지식인들도 같은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있다. 북한이 안내해 준 곳만 보고 허가한 사람만 만나고서 북한을 낙원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북한 주민의 인권 유린과 자유박탈 그리고 정치범 수용소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사실까지 왜곡한다. 6.25전쟁이 북침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균형감각을 잃은 소위 진보적 지식인들의 위선은 남북한 문제의 올바른 해결에 있어 장애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유화적 대응 북한의 현 정권은 북한의 체제위기를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으로 해결하려 한다.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실하게 국제 규범을 지키려 하기보다는 오히려 핵 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한 무력 시위를 통하여 생존을 확보하려 한다.

북한 정권의 이러한 비이성적 전략이 먹혀들어 가는 이유는 한국과 미국이 그에 대해 유화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이다. 핵에 대해 경수로를 건설해 주고 미사일에 대해 식량과 달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히틀러의 주변국에 대한 침공에 대해 유화적 정책을 쓴 결과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유화적 정책은 북한 정권이 계산 착오를 하게 만든다. 벼랑끝 전략이 언제나 먹혀 들 것으로 착각하여 체제 개혁을 통한 정상적인 생존전략 대신에 협박을 통하여 양보를 강요하는 전략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당장의 긴장 상태를 피하기 위해 북한의 위협에 대해 유화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더 큰 파국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안보엔 만약이 없다 주먹 세계의 승자는 힘에 의해 결정된다. 도덕성이나 경제적 생산성은 의미가 없다. 한국이 아무리 북한보다 경제적으로 앞서 있고 또 정치적으로 민주화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군사적 대결에서 반드시 북한을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북한을 얕잡아 보고 안보를 게을리 하다가는 북한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다.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에서 철부지 십대 종업원이 시너와 석유를 두고 불장난을 하듯이, 북한에 대한 환상과 한국의 현실에 대한 지엽적 불만 사이에서 섣불리 불장난을 하다간 국가가 붕괴하는 비극을 맞을 수 있다. 월남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 대해 냉철하게 대처하여야 우리의 안보를 유지할 수 있다. ♠ 정창인 (군사평론가/정치철학박사)

[이 글은 헌변의 공식견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 2003-12-23, 13:37 ] 조회수 : 13556